제주서 APEC 통상장관회의 개막
"APEC의 존재 이유 분명해져"
정인교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15일 "통상환경의 불확실성이 커진 지금, APEC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정 본부장은 이날 제주국제컨벤션센터(ICC)에서 열린 APEC 통상장관회의 개회사에서 "다자무역체제가 시험대에 오른 오늘날, APEC의 존재 이유와 역할이 더욱 분명해졌다"며 이같이 말했다.
한국은 1989년 APEC 출범 당시부터 창립 회원국으로 참여했으며, 1991년 서울, 2005년 제주에서 통상장관회의를 개최한 바 있다. 정 본부장은 "20년 만에 다시 제주에서 열린 통상장관회의를 주관하게 돼 영광"이라면서도 "글로벌 통상환경 악화 속에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고 했다.
정 본부장은 APEC이 지난 30여 년간 세계 최대 경제협력체로 성장한 과정을 소개했다. 현재 APEC은 세계 인구의 약 37%, GDP의 61%, 상품 교역량의 49%를 차지하고 있다. 정 본부장은 "APEC은 자발적이고 유연한 논의를 통해 혁신적 아이디어를 창출해 온 정책 인큐베이터 역할을 해왔다"며 'APEC 경제인 여행카드' 제도를 통한 인적 연결성 강화 사례를 대표적인 성과로 소개했다.
또 "평균 관세율을 1989년 17%에서 2021년 5.3%로 낮추고, 역내 상품 무역을 9배 이상 확대하는 등 양적·질적 성과를 거뒀다"고 평가했다.
정 본부장은 전날부터 각국 통상 당국자들과 연쇄 회담을 가졌다. 14일 마리아 크리스타나 로케(Maria Cristina Aldeguer-Roque) 필리핀 통상산업부 장관과 면담을 진행했다. 양측은 APEC 내 협력성과를 공유하고, 한-필리핀 간 교역·투자 활성화 방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같은 날 루이스 로센도 구티에레스 로마노(Luis Rosendo Gutierrez Romano) 멕시코 경제부 통상차관과도 만났다. 양측은 한·멕시코 간 경제협력 강화 방안에 대해 논의하고, 향후 실질적인 협력 성과 도출을 위해 긴밀히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
이날 오전엔 리청강(Li Chenggang) 중국 상무부 국제무역협상대표 겸 부부장과 면담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양측은 한·중 FTA 서비스·투자 협상 진행 상황을 점검하고, 통상·경제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이어 다뚝 스리 우따마 뜽쿠 자프룰 아지즈(Datuk Seri Utama Tengku Zafrul Aziz) 말레이시아 투자통상산업부 장관과도 회동했다.
정 본부장은 "제주의 공동체 정신처럼, 이번 회의가 세계 경제의 갈등과 불확실성을 해소하는 소통과 협력의 플랫폼이 되기를 기대한다"며 "이번 논의가 2025년 APEC 정상회의로 이어져 값진 성과를 낳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올해 APEC 통상장관회의에서는이틀에 걸쳐 세 가지 세션이 진행된다. 첫 번째 세션은 '무역원활화를 위한 AI 혁신'으로, AI 기술을 활용한 통관 효율성 제고 방안을 논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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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세션은 '다자무역체제를 통한 연결'을 주제로 WTO 사무총장이 최근 WTO의 방향성과 역할에 대해 발제를 맡는다. 세 번째 세션은 '지속가능한 무역을 통한 번영'으로, 팬데믹 이후 공급망 복원과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지속가능한 무역협력 방안을 다룬다.
제주=강나훔 기자 nahu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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