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생아 수는 줄었지만…결혼 의향은 상승세 "현실적 조건 우선"

미혼자 10명 중 6명 "결혼 의향 있다"
경제적 안정 중시…결혼 가치 변화

최근 3년간 출생아 수는 감소했지만, 결혼 의향을 가진 미혼자의 비율은 오히려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3년간 출생아 수는 감소했지만, 결혼 의향을 가진 미혼자의 비율은 오히려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11일 발표한 '2024년도 가족과 출산' 조사에 따르면, 혼인 의향이 있는 미혼자의 비율은 62.2%로 2021년(50.8%) 대비 11.4%포인트 상승했다. 결혼 의사가 없는 이들의 비율도 11.9%에서 6.7%로 감소했다. 결혼을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는 응답은 23.9%에서 19.4%로 4.5%포인트 줄었다.

미혼자 "자녀 계획 있다"…기혼자보다 많아

출산 계획을 묻는 질문에서는 배우자가 없는 이들이 오히려 높은 의지를 보였다. 비혼자의 63.2%가 출산 계획이 있다고 답했으며, 이들의 계획 자녀 수는 평균 1.54명이었다. 반면, 기혼자는 18.0%만이 출산 계획이 있다고 밝혔고, 평균 자녀 수는 1.25명에 그쳤다.

실제 출생아 수는 여전히 감소세를 이어갔다. 조사에 응한 19~49세 여성의 평균 출생아 수는 0.85명으로, 2021년(1.03명)보다 0.18명 줄었다. 결혼 당시 계획한 자녀 수도 평균 1.75명으로, 3년 전 1.93명에서 하락했다. 계획 자녀 수는 2명이 63.6%로 가장 많았고, 1명(22.3%), 3명(6.7%) 순이었다.

미혼자들이 결혼을 꺼리는 이유로는 '현재 삶에 만족해서'(58.4%)가 가장 많았고, '경제적 이유'(11.4%), '배우자를 만나지 못해서'(10.2%)가 뒤를 이었다.

성별에 따라 이유에도 차이가 있었다. 여성은 현재 삶에 만족한다는 응답이 63.4%로 남성보다 9.5% 포인트 높았고, 남성은 경제적 이유가 17.0%로 여성보다 10.9%포인트 높았다.

결혼관 바뀐 미혼자들…실리 중시

또한 결혼을 고려할 때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에도 변화가 감지됐다. 현재 기혼자는 결혼 당시 '사랑'(81.9%)과 '동반자 관계'(81.8%), 경제적 안정(53.2%)을 중시했지만, 결혼 의향이 있는 미혼자들은 '동반자 관계'(82.4%), '사랑'(78.5%), '경제적 안정'(69.8%) 순으로 응답했다. 경제적 안정을 택한 비율도 크게 늘었다.

연구진은 "사랑보다 동반자 관계와 실질적 조건을 더 중시하는 경향이 뚜렷하다"며, "미래의 결혼은 더 선택적이고 합리적인 방향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번 조사는 전국 19~49세 남녀 및 그 배우자 총 1만4372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김은하 기자 galaxy656574@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