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원인은 동선 혼란…행정은 분산비효율
고양시의회 예산 전액 삭감…재배치 무산
교통·주차·공간 다 갖춘 백석별관 비워둔 채
청사 임차료 9억4000만원 계속 지출 중
경기 고양특례시(시장 이동환)가 행정 효율성 제고와 시민 민원 불편 해소를 위해 추진한 백석별관 부서 재배치 계획이 지난 3월 시의회의 예산 삭감으로 전면 무산되면서 민원인들의 불편은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
고양시는 인구 108만 명의 대도시로, 전국 5개 100만 특례시 중 하나다. 그러나 현재 시청 본관은 1983년에 건립된 노후 건물로 공간이 협소하고 시설도 낙후돼 있다. 현재 시청 부서는 본관, 신관, 1·2·3별관, 백석별관, 8개 임차 청사를 포함해 총 14개 건물에 분산돼 있어 민원인들은 여러 건물을 오가며 부서를 찾아야 하는 불편을 겪고 있다. 이와 함께 주차 공간 부족 문제도 제기되고 있다.
특히, 매년 5500~6000억원의 예산을 집행하는 사회복지국은 장애인과 노인, 아동 등 취약계층 민원이 집중되는 부서임에도 불구하고, 5개 부서가 국장실 포함 9개 공간에 나뉘어 있어 민원인들이 담당 부서를 정확하게 찾기 어려운 상황이다. 또한 자족도시 실현을 위한 부서 역시 4개 과가 서로 다른 공간에 흩어져 있어 긴급한 협업 시 지장이 우려된다. 이로 인해 청사 보안을 담당하는 청원경찰들도 방호 업무 외에 청사 간 이동 안내 업무를 맡고 있어 과중한 업무 부담을 안고 있다.
이에 고양시는 사회복지국 등 7개 실·국과 3개 담당관 등 총 30개 부서를 백석별관(일산동구 중앙로 1020)으로 통합 재배치할 계획을 세웠다. 총사업비 65억 원을 투자해 관련 부서 간 물리적 거리를 줄이고 행정 효율성을 높이며 시민 불편을 해소하고자 했으나, 시의회는 지난 3월 제1회 추가경정예산 심의에서 관련 예산 65억원을 전액 삭감했다.
백석별관은 연면적 6만6189㎡ 규모로, 541면의 주차 공간을 갖추고 있으며 지하철 3호선 백석역과 인접해 시민 접근성이 뛰어나다. 또한, 중앙집중식 냉난방 시스템과 고효율 LED 조명을 도입해 기존 임차 건물 대비 유지관리 비용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됐다.
하지만 시의회는 예산 삭감으로 인해 백석별관의 장기 미활용은 지속될 전망이다. 또 시는 12월 만료되는 임차 청사의 계약을 연장해야 할 가능성이 커지며 추가적으로 수억 원의 예산이 소요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현재 시는 임차 청사에 연간 9억4000만원의 임대료를 지출하고 있다. 또 청사 재배치에 따라 관리비·공공요금 등 약 4억원(2024년 지출기준) 청사관리 예산의 절감도 기대했으나 현실화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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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시 관계자는 "예산 미반영으로 인한 사업 차질은 매우 아쉽지만, 시민 불편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다양한 행정 대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관련 특위에서도 백석 업무빌딩 장기 미활용 문제를 주요 쟁점으로 지적한 만큼 시의회와 긴밀히 협의해 시민 중심의 효율적인 청사 운영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고양=이종구 기자 9155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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