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한덕수 75분 단독회담 '빈손' 종료…金 "진척 없어"

김문수 "韓, 당이 하자는대로 하겠다만 말해"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후보와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7일 후보 단일화를 두고 단독 회담을 벌였지만, 성과 없이 끝났다.

김 후보는 이날 오후 6시부터 7시15분까지 서울 종로구 한 식당에서 한 전 총리와 회동을 한 후 기자들과 만나 "내 나름대로 생각하는 단일화 방안을 말했는데, 한 후보가 '모든 것은 당에 다 맡겼다. 본인은 당에서 하자는 대로 하겠다' 이 말씀을 확고하고도 반복적으로 얘기했다"고 결렬 소식을 밝혔다.

이어 "의미 있는 그런 진척이 없어서 참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한 전 총리가) 오후 4시30분 긴급 기자회견을 한 내용이 전부이고, 다 결정된 것이기 때문에 더 할 말은 없다. 더 변경될 것도 없다(고 했다)" 전했다.

김 후보는 "'다시 만날 기회 있지 않겠나'라고 하니까 (한 전 총리가) 만날 필요가 있겠는가(라고 한 전 총리가 말했다)"고 덧붙였다. 이 밖에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집권하게 됐을 경우에 대한 우려를 함께 나눴다고 김 후보는 소개했다.

한 전 총리 차출론을 내세웠던 국민의힘 의원들과 당 지도부를 겨냥해 "이렇게 후보 등록할 생각도 없었던 사람을 끌어낸 사람은 누구인가"라고 반문하며 "후보끼리 만나 서로 대화하고 근접시킬 수 있는 기회를 완전히 다 막아놓고 이렇게 하는 사람이 누구냐"고 질책했다.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7일 서울 종로구의 한 식당에서 한덕수 무소속 대선 예비후보와 후보 단일화 관련 회동을 마친 후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5.5.7 김현민 기자

'당무 우선권', '후보 단일화 전 당원 설문조사' 문제와 관련해 조용술 김문수 캠프 대변인은 "김 후보가 당헌상 정식 선출된 후보이며 당무 우선권을 갖는다"며 "당이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할 경우 이는 지시 불이행이자 당무 우선권 위반"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당내 일각에서 제기되는 단일화 약속 파기 비판에 대해 "김 후보는 단 한 번도 단일화를 거부한 적 없다"며 "오히려 진척이 없자 직접 한 후보에게 두 차례 전화하고 문자를 보내며 만남을 주도한 쪽은 김 후보"라고 주장했다. 이어 "단일화 거부가 아니라 진전되지 않는 상황을 타개하려는 적극적 행동이었다"며 "특정 프레임을 씌우는 행태는 유감스럽다"고 역설했다.

한 전 총리는 이날 오후 4시30분 긴급 기자회견을 자청하고 "저는 투표용지 인쇄 직전까지 국민들을 괴롭힐 생각이 전혀 없다"며 김 후보와 단일화가 이뤄지지 않으면 대선 본후보에 등록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그러면서 "저는 단일화의 세부 조건에 아무런 관심이 없다"며 "단일화 절차, 국민의힘이 알아서 정하면 된다. 저는 응하겠다. 이것이 저의 원칙"이라고 강조했다.

한 전 총리 측 이정현 대변인도 기자들을 만나 "발표할 것도 없다. 특별하게 합의된 사안은 없다"고 말했다. 이 대변인은 이어 "아까 한 전 총리가 입장 발표했던 내용과 같이 당에서 단일화에 대한 입장 정해달라. 입장이 정해지면 그 입장에 응하고, 승복할 것"이라고 말했다.한 전 총리는 회동이 끝난 뒤 별다른 말 없이 식당에서 먼저 나갔다.

한덕수 무소속 대선 예비후보가 7일 서울 종로구의 한 식당에서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후보와 후보 단일화 관련 회동을 마친 후 식당을 나서고 있다. 2025.5.7 김현민 기자

이기민 기자 victor.lee@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