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장가 계엄 전 수준으로
연방준비제도 금리 결정 앞두고 달러화 약세
아시아 통화 강세 영향
긴 연휴로 나흘간 휴장한 뒤 7일 다시 문을 연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이 6개월여 만에 최저치로 거래를 시작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결정을 앞두고 달러화가 약세를 보인데다, 아시아 통화는 강세를 이어간 영향이다.

이날 개장가는 전 거래일보다 25.3원 하락한 1380.0원에서 출발했다. 지난해 11월 6일 1374.0원 이후 6개월 만에 가장 낮았다. 주간거래에서 원·달러 환율이 1300원대로 내려간 것은 지난해 12월2일 이후 처음이다. 비상계엄 사태로 국내 정치 불확실성이 커지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 윤곽이 뚜렷해지기 전 상황으로 돌아간 것이다.
주간 거래 종가 대비 개장가 하락폭도 미국이 상호관세를 유예한 지난달 10일(38.1원) 이후 가장 컸다.
원·달러 환율이 급락한 것은 연휴 기간 뉴욕 외환시장 등에서 아시아 통화가 강세를 보인 여파로 분석된다. 대만달러는 지난 1일 미국과 대만 무역 합의의 일환으로 대만 통화 강세를 용인하는 협의가 있었을 수 있다는 현지 매체의 보도가 나오면서 대만달러 가치가 크게 올랐다. 대만 기업들이 공격적으로 미 달러화를 매도하면서 달러·대만달러 환율은 3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그 영향으로 싱가포르 달러, 타이 바트 등 아시아 신흥국 통화도 강세를 보였다.
이런 가운데 미국 Fed의 금리 결정을 앞두고 달러화는 약세를 보이면서 원화가 상대적으로 강세를 나타냈다는 분석이다. Fed는 7일 이틀간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마무리하고 기준금리를 발표할 예정이다. 시장은 연준이 기준금리를 현행 4.25~4.5%로 동결할 것을 확실시하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연휴 기간의 낙폭을 반영해 크게 하락한 것으로 보고 있으며, 1370원대 초반까지 갈지 여부에 주목하고 있다. 환율은 미국의 금리 정책과 글로벌 경제 동향에 따라 추가 변동폭이 확대될 수 있다고 분석한다.
지금 뜨는 뉴스
한편 원·엔 재정환율은 100엔당 969.67원에 거래됐다. 전 거래일 오후 3시30분 기준가보다 1.37원 올랐다. 국제 금 가격은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강화되며 온스당 3400달러대를 회복했다.
김혜민 기자 hmin@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