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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돌아온 발라더 김현성 "회사 다녔지만, 노래는 멈추지 않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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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대 발라드 스타 15년만 신곡 발표
성대결절에 은퇴 결심…아내 응원에 용기

[인터뷰]돌아온 발라더 김현성 "회사 다녔지만, 노래는 멈추지 않았죠" 가수 김현성이 지난달 30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서 진행된 인터뷰에 임하고 있다. 넥스타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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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앞에 한참을 서 있었어요. 녹음실 문에 붙은 회사 로고를 바라보다가 '다시 노래할 수 있다니' 싶어서 울컥했죠."


가수 김현성은 15년 만에 신곡 녹음을 하던 날의 감정을 생생하게 기억했다. 2000년대 초반 'Heaven', '소원' 등을 통해 사랑받은 그가 신곡 '다시 사랑하려 해'로 15년 만에 돌아왔다. 지난달 30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 넥스타엔터테인먼트 사옥에서 만난 그는 "이제야 비로소 다시 노래할 수 있게 됐다"며 차분한 어조로 복귀 소감을 전했다.


김현성이 무대를 떠난 것은 20대 후반이었다. 성대결절로 인해 목 상태가 악화됐고, 극심한 체력 저하까지 겹쳤다. 스스로 컨디션을 유지하기 어렵다는 판단에 결국 활동을 중단했다. 그는 "계속 활동을 이어가면 실수가 나올 것이고, 결국엔 그동안 쌓아온 것도 모두 잃게 될 것 같아서 조용히 은퇴를 결심했다"고 털어놨다.


이후 그는 일반 기업에 입사해 마케팅 홍보팀장으로 일했다. 시니어 푸드 전문 회사에 몸담으며, 요양병원과 시설을 직접 방문해 식사 제품을 소개하고 영업까지 맡았다. 발라드 스타로 인기를 누리던 그의 일반 회사 생활은 쉽지 않았다. 업무 특성상 사람들을 만나는 일도 부담스러웠다.


"제 이름을 확인한 뒤 '그분 맞냐'고 물어보시는 일도 종종 있었어요. 어느 요양원에서는 담당자가 한동안 저를 바라봤어요. 말은 안 했지만, 저를 알아본 듯한 눈빛이었어요. 그날은 꽤 낯선 기분이 들었어요. 회사 업무에 지치고, 회복되지 않는 목소리로는 삶도 음악도 이어가기 어렵다는 생각에 결국 다시 마이크를 잡게 됐습니다."


무대를 떠났지만, 노래에 대한 마음은 남아 있었다. 김현성은 퇴근 후 연습실에 들러 매일같이 목을 푸는 훈련을 이어갔다. 하루 다섯 시간 이상 발성 연습을 이어간 시간은 3년을 넘겼다. 처음부터 컴백을 목표로 했던 것은 아니었다. 그는 "다시 무대에 서겠다는 생각보다, 목소리를 제대로 회복해보고 싶다는 바람이 더 컸다"고 말했다.


회복은 더뎠다. 수술로도 해결되지 않는 근육 긴장성 발성장애라는 진단이 뒤늦게 나왔고, 국내 보컬 코치들조차 명확한 해법을 제시하지 못했다. 그는 "될 때도 있고, 안 될 때도 있었다. 나아졌다가 또 나빠지기도 했다. 그 반복 속에서 점점 단련됐던 것 같다"고 떠올렸다.

[인터뷰]돌아온 발라더 김현성 "회사 다녔지만, 노래는 멈추지 않았죠" 가수 김현성이 지난달 30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서 진행된 인터뷰에 임하고 있다. 넥스타엔터테인먼트

버티는 힘은 주변 사람들로부터 왔다. 특히 아내는 당시 연인이었던 시절부터 그를 곁에서 지켜보며 큰 힘이 되어줬다. 그룹 배드키즈로 데뷔해 한때 가수 생활을 했던 아내는 김현성의 목소리 회복을 위한 재활과 연습 과정 내내 함께했다. "퇴근 후 연습실에 가서 혼자 발성 연습을 하고 있으면 그 친구가 와서 조용히 지켜봐 주곤 했어요. 결혼 전이었지만 이미 서로를 인생 동반자로 생각하던 시기였고, 그 응원이 큰 힘이 됐어요."


전환점은 2021년 방송된 JTBC '싱어게인2'였다. 43호 가수로 출연한 김현성을 본 작곡가 조영수가 "무대를 보고 마음이 아팠다"며 먼저 연락을 취한 게 인연이 됐다. 두 사람은 2022년 3월 전속계약을 맺고 본격적인 컴백을 준비했다. 시범 녹음하던 날도 잊지 못할 기억이다. 그는 "노래를 시작하자 조 작곡가는 조용히 돌아앉았고, 대표님은 갑자기 화분을 닦으며 말을 아꼈다. 그 순간, 이 사람들을 위해서라도 꼭 회복하겠다고 마음먹었다"고 했다.


약 3년에 걸친 작업 끝에 신곡 '다시 사랑하려 해'가 완성됐다. 조영수가 작곡하고, 김이나가 작사한 곡으로, 김현성 특유의 섬세한 감성과 고음, 90년대 팝 발라드의 정서를 현대적인 감성으로 풀어냈다. 곡의 데모를 처음 들은 순간도 또렷하게 기억했다. "아내와 함께 차 안에서 음원 파일을 받았는데, 처음에는 긴장해서 손이 가지 않더라고요. 한참을 망설이다 파일을 재생했죠. 듣고 나서 둘 다 아무 말이 없었어요. 좋아서 놀랐고, 그제야 '이제 진짜 시작이구나' 실감이 났어요."


현재 그의 음역은 80% 이상 회복됐다. 상징적인 고음으로 '헤븐'도 원키로 무리 없이 소화할 수 있다. 그는 "예전보다 안정됐다. 무리하지 않는 한 좋은 컨디션을 유지할 수 있다"며 활동의 지속 가능성에 자신감을 드러냈다. 앞으로 빠른 성과보다는 음악 자체의 밀도와 감정 전달에 집중할 계획이다. 조만간 소극장 공연 등 팬들과 직접 호흡할 수 있는 무대도 차근차근 계획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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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성에게 이번 컴백은 단순한 복귀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15년의 공백과 회복의 시간을 모두 담아낸 결과물이자, 다시 노래할 수 있음을 스스로 증명한 과정이다. 그는 "무대에 서는 일이 이제는 더 소중하다. 앞으로는 건강하게 오래 노래할 수 있는 방향을 찾아가고 싶다"고 전했다.




이이슬 기자 ssmoly6@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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