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송 10분 만에 응급 분만
아기와 산모 모두 건강 양호
30대 임신부가 병원으로 이송되던 가운데 119구급차 안에서 아이를 출산한 사연이 전해졌다.
1일 정선소방서와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전날 오후 8시 31분께 필리핀 출신 임신부 A씨(37)의 남편이 정선 고한119안전센터를 다급하게 찾아왔다. 출산 예정일보다 빨리 산통을 느낀 A씨가 남편과 자차로 병원에 가고 있었는데, 진통 간격이 짧아지자 119안전센터에 도움을 요청한 것이다.
김정수 고한119안전센터 소방교와 서정우 고한119안전센터 소방사는 A씨를 태워 그가 평소 진료받던 강릉 한 산부인과로 출발했다. 두 소방대원이 달리는 구급차 안에서 급히 문진하던 찰나, A씨가 "아기가 나올 것 같아요"라고 소리쳤다. 출발한 지 10분도 채 되지 않았을 때 벌어진 일이었다. 당시 아기의 머리가 자궁 입구까지 보이는 상황이었다고 전해졌다.
서 소방사는 곧장 구급차를 도로 밖 안전한 것에 정차했다. 김 소방교는 의사의 의료 지도를 받아 응급 분만을 시작했다. 김 소방교가 응급 분만을 시도한 지 2분 만에 구급차 안에서 우렁찬 남자아이의 울음소리가 울려 퍼졌다. 구급대원들은 신생아의 건강 상태를 확인하며 탯줄을 자르고 체온 보호 조치 등을 했다. A씨 응급처치와 태반 박리까지 마친 뒤 이들은 다시 강릉 산부인과 병원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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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의 신속하고 정확한 응급처치로 현재 A씨와 아기는 모두 건강이 양호한 상태로 알려졌다. 김 소방교는 "구급차에서 아기를 받은 건 처음이라 많이 당황했지만, 119구급대원 응급분만 교육 경험 덕분에 잘 대처할 수 있었다"며 "아이가 건강하게 태어나줘서 고맙고 앞으로 잘 자라줬으면 좋겠다"라고 이야기했다. 유영민 정선소방서장(A씨의)도 구급대원들의 침착한 대처로 아이가 건강하게 태어날 수 있었다며 "(A씨의) 퇴원 후 축하의 뜻을 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구나리 기자 forsythia2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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