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 정치 버리고 협치 없으면 분열·갈등"
2일 0시부로 다시 최상목 대행 체제로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는 1일 "저는 우리가 직면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제가 할 수 있는 일, 제가 해야 하는 일을 하고자 저의 직을 내려놓기로 최종 결정했다"고 밝혔다.
한 대행은 이날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대국민 담화를 통해 "이 길밖에 길이 없다면 그렇다면 가야 한다고 결정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엄중한 시기 제가 짊어진 책임의 무게를 생각할 때, 이런 결정이 과연 옳고 또 불가피한 것인가 오랫동안 고뇌하고 숙고했다"고 언급한 한 대행은 "무엇이 제 책임을 완수하는 길인가 고민해왔다"고 설명했다.
한 대행은 "저는 1970년 공직에 들어와 50년 가까운 세월을 대한민국 경제발전의 최일선에서 우리 국민의 일꾼이자 산증인으로 뛰었다"면서 "저의 작은 힘과 노력을 보탤 수 있었던 것이 제 인생의 보람이자 영광이었다"고 회고했다. 특히 "부족한 저에게 국가를 위해 일할 기회를 주신 국민 여러분께 머리 숙여 감사드린다"면서 다시 한번 고개 숙여 국민들에게 인사하기도 했다.
이어 "대한민국이 기로에 서 있다는데 많은 분들이 동의하실 줄 안다"고 말한 한 대행은 "세계 10위권의 한국 경제가 주요 7개국(G7) 수준으로 탄탄하게 뻗어나갈지 아니면 지금 수준에 머무르다 뒤처지게 될지, 대한민국 정치가 협치의 길로 나아갈지 극단의 정치에 함몰될지, 이 두 가지가 지금 우리 손에 달려있다"고 역설했다.
"진영 수렁 빠져 수년째 합리적 논의 못해"
한 대행은 "표에 따라 이랬다저랬다 하는 불합리한 경제정책으로는 대외 협상에서 우리 국익을 확보할 수 없고, 우리 산업의 경쟁력을 세울 수도, 지역경제를 활성화할 수 없다"면서 "극단의 정치를 버리고 협치의 기틀을 세우지 않으면 누가 집권하든 분열과 갈등이 반복될 뿐"이라고 우려했다.
한 대행은 "대한민국은 하나로 뭉쳐 위기를 극복해온 나라인데 지금 우리 사회는 양쪽으로 등 돌린 진영의 수렁에 빠져 벌써 수년째 그 어떤 합리적인 논의도 이뤄지지 못하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저는 부족한 사람"이라면서 "하지만 국가를 위해 제가 최선이라고 믿는 길을 지금 이 순간에도, 그리고 앞으로도 어떤 변명도 없이 마지막까지 가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총리직 사퇴를 발표한 한 대행은 2일 국회에서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 대행이 이날 사의를 표명하면서 권한대행직 임기는 2일 0시부로 종료될 예정이다. 이후 국무위원 서열 3위인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대통령 권한대행직을 넘겨받으며, 6·3 대통령 선거까지 약 5주간 국정 운영을 책임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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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최 부총리는 지난해 12월 27일 국회에서 한 대행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직후부터 헌법재판소가 소추를 기각한 지난 3월 24일까지 88일간 권한대행직을 수행했다.
서소정 기자 ss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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