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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아트센터 개관 공연 ABT '경계없는 예술' 진수 보여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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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대를 채웠던 10명가량의 무용수들이 일순간 뿌연 안개 속으로 사라지고, 빨간색 레오타드를 입은 여성 무용수 두 명만이 남아 힘차게 뛰어오르는 순간 조명이 꺼졌다. 암전된 무대를 향해 객석에서는 우레와 같은 박수와 함께 환호성이 터졌다. 미국 유일의 국립발레단 아메리칸발레시어터(ABT)가 27일 GS아트센터에서 선보인 공연 '다락방에서(In The Upper Room)'의 여운이 남는 마지막 장면이었다.


ABT는 GS아트센터 개관을 기념해 13년 만에 방한했다. GS아트센터 개관일인 지난 24일부터 나흘간 5회 공연했다. 고전 발레부터 지난해 초연한 신작까지 시대의 경계를 나누지 않고 ABT 85년 역사를 담아낸 대표작들을 선보였다. 20세기 발레의 혁신가이자 미국 발레의 황금기를 이끈 조지 발란친의 1947년 작품 '주제와 변주(Theme and Variations)', 미국 무용계 여왕 트와일라 타프의 1986년 작품 '다락방에서', 주목받는 신예 안무가 제마 본드와 카일 에이브러햄이 지난해 초연한 '라 부티크(La Boutique)'와 '변덕스러운 아들(Mercurial Son)'을 공연했다. 여기에 고전과 현대에 이르는 주요 작품의 2인무를 조합해 무대를 꾸몄다. 시대를 아우르는 작품을 선보인 이유는 '경계 없는 예술-경계 없는 관객'이라는 GS아트센터의 모토를 담아내기 위함이었다.


'다락방에서'는 단순한 선율을 반복하면서 점차 고조되는 느낌을 주는 음악에 맞춰 점차 역동적으로 변해가는 무용수들의 움직임이 인상적인 작품이었다. 포그머신을 활용해 무대에는 공연 내내 자욱한 안개가 뿌려진 듯 했고, 무용수들은 그 안개 사이로 나타났다 사라지기를 반복하며 관객을 현혹했다. 음악과 함께 무용수들의 움직임은 점점 에너지를 응축하는듯한 인상을 줬고, 절정에 달했다고 느껴지는 순간 모든 것이 사라진 듯 암전되면서 강렬한 여운을 남겼다.

GS아트센터 개관 공연 ABT '경계없는 예술' 진수 보여주다 ABT '다락방에서(In The Upper Room)' 공연 장면 [사진 제공= GS문화재단, (c) Emma Zord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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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계 없는 예술을 선보이겠다는 GS아트센터의 모토에 가장 어울리는 작품이기도 했다.


심정민 무용평론가는 "'다락방에서'를 안무한 타프는 발레와 현대무용을 구분하지 않았고 예술 무용과 대중 무용의 경계도 나누지 않고 다양한 분야의 안무를 만들어낸 유연한 예술가"라고 설명했다.


GS그룹은 그룹 출범 20주년이 되는 올해 GS아트센터를 개관해 문화예술 사업을 통한 사회공헌 활동을 본격화할 예정이다. 국내에서 좀처럼 보기 힘든 ABT를 초청해 개막 공연을 꾸미면서 그 의지를 보여줬다. ABT는 프랑스 파리 오페라 발레단, 러시아 마린스키와 볼쇼이 발레단, 영국 로열 발레단 등과 함께 세계적 명성을 자랑하는 발레단이다. 2006년 미 의회로부터 국립발레단 칭호를 부여받았고 현재 미국 유일의 국립발레단이다.


심민정 평론가는 "ABT가 세계 무대는 물론 미국 국내 공연도 굉장히 많이 하는 단체로 공연 일정이 엄청나게 많을 것"이라며 "쉽게 무대를 볼 수 있는 단체가 아닌 만큼 국내에서도 13년 만에 공연이 이뤄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게다가 13년 전에는 고전 발레의 대표작이자 국내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지젤'을 공연한 반면 이번에는 지난해 초연한 신작까지 국내에서 좀처럼 볼 수 없는 ABT의 현대 작품들을 볼 수 있었다는 의미가 컸다.

GS아트센터 개관 공연 ABT '경계없는 예술' 진수 보여주다 ABT 수석 무용수 서희(오른쪽)와 코리 스턴스가 '나뭇잎은 바래어 가고' 공연을 하고 있다. [사진 제공= GS문화재단, (c)YOON6PHOTO]
GS아트센터 개관 공연 ABT '경계없는 예술' 진수 보여주다 ABT 수석 무용수 안주원(오른쪽)이 크리스틴 셰우첸코와 '돈키호테' 파드되를 공연하고 있다. [사진 제공= GS문화재단, (c)YOON6PHOTO]

다만 27일 첫 작품으로 선보인 '라 부티크' 무대에서는 주역 무용수가 실수하는 등 다소 어수선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심 평론가는 "ABT가 절정의 기량을 보여줬던 1980년대 말부터 2000년대 초까지 ABT의 무대를 봤던 관객들이나, 그동안 세계적인 수준으로 도약한 우리나라 무용수들의 공연을 많이 본 관객들이라면 군무에서 아쉬움이 남을 수 있었을 것"이라며 "다만 2인무 무대에서는 ABT 무용수들이 좋은 집중력을 보여줬다"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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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아트센터는 오는 30일부터 GS아트센터의 대표 기획공연 '예술가들' 시리즈를 선보인다. 예술가들 시리즈는 장르의 경계가 없는 작품을 추구해온 2~3인의 전방위 예술가들을 선정해 그들의 다양한 작품들을 집중 조명하는 무대다. 올해 첫 예술가들 시리즈의 주인공으로 남아프리카의 시각예술가·공연연출가 윌리엄 켄트리지(William Kentridge)와 스페인의 현대무용 안무·연출가 마르코스 모라우(Marcos Morau)가 선정됐다. 오는 4월30일~5월1일 모라우의 '아파나도르'를 시작으로 '파시오나리아(5월16~18일)', '죽음의 무도: 내일은 물음이다(5월17~18일)'까지 모라우의 작품 세 개를 선보인다, 켄트리지의 작품은 '시빌(5월9~10일)', '쇼스타코비치 10: 다른 세상을 꿈꿀 수 있었더라면(5월30일)'을 두 개를 공연할 예정이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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