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동력 상실 속 진보 대안 주목
코첼라 무대에도 깜짝 등장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반대 집회가 미국 전역에서 열린 가운데, 주말 캘리포니아 로스앤젤레스(LA)에서 열린 집회에는 최대 규모인 3만6000명의 인파가 몰렸다. 특히 미국 진보 정치의 상징인 83세 버니 샌더스(무소속·버몬트주) 연방 상원의원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반대 운동의 구심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 12일(현지시간) AFP 통신 등 외신은 이날 LA 글로리아 몰리나 그랜드파크에서 열린 샌더스 의원의 '과두 정치 저지' 집회에는 약 3만6000명이 참석했다고 보도했다. 샌더스 의원은 지난해 대선에서 카멀라 해리스 전 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참패한 이후로 정치적 동력을 잃은 민주당 대신 최근 반트럼프 운동을 주도하고 있다.
샌더스 의원은 지난 3월부터 위스콘신주와 미시간주 등을 시작으로 그는 미국 곳곳을 돌며 트럼프 행정부는 소수가 국가 최고 기관을 장악하는 독재적인 '과두제'라고 비판하는 반트럼프 집회를 열고 있다. 투어 초기 수천 명 수준이던 집회 규모는 최근 점점 늘어나며 지난달 덴버에서 열린 집회에 3만4000명이 참석했다. 이번 LA 집회에는 그보다 많은 3만6000여 명이 참석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번 LA 집회에는 포크록 레전드 가수인 닐 영과 싱어송라이터 매기 로저스 등도 참여해 무대 위에 올랐다.
샌더스 의원은 이날 LA 집회 이후에는 캘리포니아 인디오에서 열리고 있는 대형 음악 축제 '코첼라 뮤직 페스티벌' 무대에도 깜짝 등장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이날 밤 코첼라에서 팝스타인 찰리 XCX의 무대가 끝난 뒤 옆 무대에 샌더스 의원이 등장하자 관객들은 소리를 지르고 휴대전화 카메라를 손에 든 채 그를 보기 위해 달려갔다. 무대에 오른 샌더스 의원은 관객들에게 "미국에 무슨 일이 벌어질지 그 미래는 여러분 세대에 달려있다"면서 "돌아서서 무시해도 되지만 그 행동은 여러분 자신을 위험에 빠트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북동부 버몬트주 소속 상원의원인 샌더스 의원은 유럽에는 흔하나 미국에는 정당이 구성되어 있지 않은 '민주 사회주의자'다. 그는 무소속이지만 현재 상원 민주당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2010년대 후반 미국에서는 샌더스 열풍이 강하게 일어났다. 당시 미국 민주당 유권자뿐 아니라 외국에서도 미국 민주당을 새롭게 보는 계기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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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편적 전국 건강보험, 공립대학 무료 교육, 강력한 기후변화 대처 정책 및 고소득층 소득세율 대폭 인상 등의 샌더스 공약은 공화당뿐 아니라 민주당 주류들도 감당하기 어려운 급진적 내용이었다. 지난 2019년 대선 출마를 선언한 샌더스는 당시 민주당 후보인 힐러리 클린턴에게 석패하며, 대선 후보가 되지 못했다. 그러나 당시 일으킨 진보의 물결은 당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1기 시절 보수적, 기득권 보호적 정책에 대한 반발과 함께 한층 강한 바람을 일으켰다.
방제일 기자 zeilis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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