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김 수출 1억달러…전체 20% 수준
3월, 관세 우려에 3분의 1 수준으로 '뚝'
지역 업체, 프로모션 비용에 적자만 '허탈'
전남도 "예의주시하며 지원사업 구상 중"
미국에서 인기를 끌며 전남의 효자 수출 품목인 김이 도널드 트럼프의 관세 폭탄 예고에 영향을 받으면서 수출 물량이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김이 해외에서도 큰 수요를 보이며 지자체의 수출 시장을 견인하고 있는 만큼, 정부의 관세에 대한 불확실성 해소 정책과 지자체별 지원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10일 전남도 등에 따르면 지난해 전남에서 대미로 김 수출은 1억 1,554만여 달러로 전체 농수산식품 비중 중 19.9%에 달했다.
올해 2월까지도 2,718만여 달러, 전체 20% 수준을 수출하는 등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이는 지난해 1~2월 1,476만여 달러보다 2배 수준으로 증가한 수치다.
그러나 미국 정부의 관세 폭탄 예고에 전남 김 가공업체의 김 수출에도 비상이 걸렸다. 미국 정부는 지난 2일 국가비상경제권법(IEEPA)에 근거해 모든 국가에 10%의 기본관세를 부과하고, 한국 등 주요 무역 적자국에는 추가로 상호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다만, 미국은 9일(현지시간) 세계 각국을 상대로 발효한 상호관세를 90일간 유예하기로 했지만, 악재가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만큼 혼란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 전남 나주시에서 조미김·마른김 등 김 가공 공장을 운영하는 '새우표 완도김' 최인녕 대표는 "미국의 관세 폭탄에 김 수출이 3분의 1로 뚝 떨어졌다"고 호소했다.
새우표 완도김은 지난해 9월부터 미국으로 수출 판로를 확대했다. 미국에선 중국산 김은 품질이 낮고, 일본산 김은 가격이 높게 형성돼 전남 완도의 김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 9월 첫 수출을 시작으로 12월까지 4개월간 수출한 김만 한화로 5억원에 달했다.
이 과정 최 대표도 국산 김을 널리 알리기 위해 지난해 '1+1', 샘플링 등 프로모션 등을 기획해 투자했다. 적자를 보면서 프로모션을 기획했으나, 미국에서의 김 인기를 확신해 투자했다는 것이 최 대표의 설명이다.
그러나 트럼프의 관세 폭탄이 시작되면서 반년 만에 수출 물량이 급감했다. 1~2월까지 매달 2억원의 수출을 기록하던 '새우표 완도김'은 지난달 6,000만원대 수출하는 데 그쳤다. 해외 바이어가 트럼프의 관세를 우려하며 물량을 기존보다 3분의 1만 요구한 것이다. 당시 관세는 확정된 상태가 아니었지만, 수출품이 미국까지 도착하는 데 걸리는 기간까지 고려된 것이었다.
특히, 식료품의 경우 원산지가 중요하기에 미국 자체에서 공장을 만들어 생산하는 것도 불가하다. 완도 김 원료를 구해오는 것 자체부터 관세가 붙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최 대표는 "식료품의 경우 1,000원 단위에도 소비자가 민감하게 반응한다. 특히 원산지도 중요하기에 관세가 높게 붙어버리면 타개할 방법이 없다"며 "프로모션 등을 투자한 금액이 물거품 됐을뿐더러, 미국으로의 수출이 언제 재개될지도 모른 상황 속 전남의 김을 세계에 알릴 기회도 놓치게 돼서 아쉬울 따름이다"고 토로했다.
이같은 상황 속 전남도는 관세 영향을 예의주시하는 한편, 김 수출 확대를 위한 다양한 지원을 추진할 예정이다. 전남도는 총 72억1,000만원을 투입해 김 수출의 수출 경쟁력 강화와 시장 다변화 등을 추진한다. 도는 37억 5,000만 원을 투입해 김을 포함한 농수산식품 수출 특화 품목 직불금 지원 단가를 확대한다.
또 16억여원을 들여 수출 컨테이너 내륙 운임 지원과 수출용 포장재 등을 도내 농수산식품 수출업체에 지원한다. 특히 김 수출 강화를 위해 중금속 등 안전성 검사비를 지원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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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도 관계자는 "관세가 부과될 경우 농수산물에 대한 타격이 있을 수 있어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소비자 가격이 오를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판촉 지원 등의 사업도 구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호남취재본부 민찬기 기자 coldai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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