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최다선 조경태, 윤 전 대통령 비판
"반성하고 국민들께 사죄하는 마음 가져야"
尹, 승복 언급 없이 지지층 결집 메시지 내
국민의힘 중진 조경태 의원이 윤석열 전 대통령을 향해 "당을 나가서 메시지를 내라"고 직언했다. 조 의원은 6일 오후 국회에서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주재한 4선 이상 중진 간담회에 참석하며 윤 전 대통령의 메시지에 대해 "헌법을 위반하신 분이 무슨 할 말이 있으시다고 그런 메시지를 내냐"며 "좀 더 반성하고 국민들한테 좀 사죄하는 마음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최다선인 조 의원은 그간 12·3 비상계엄을 반대하며 윤 전 대통령과 국민의힘 지도부의 행보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내왔다. 윤 전 대통령 파면 후 열린 국민의힘 의원총회에서 일부 의원들이 '탄핵 찬성파를 조치해야 한다'는 주장을 내놓은 사실이 알려지자 조 의원은 강하게 비판하기도 했다. 그는 지난 4일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 인터뷰에서 "그 말을 듣는 순간 '아 이분들이 아직도 정신을 못 차리고 있는 것 아닌가' '헌법재판소의 판결을 부정하는 것인가'라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국민의힘이) 이성을 되찾길 바란다"며 "대통령이 위법적이고 위헌적인 비상계엄을 했기 때문에 탄핵이 마땅하다고 본다. 국회의원은 국민을 대표하는 자리이지 권력자를 쫓아가거나 권력자를 지키는 그런 자리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尹, 지지층 향해 "결코 좌절하지 말라"
윤 전 대통령은 이날 오후 변호인단을 통해 입장문을 내고 자신을 지지하는 단체인 '국민변호인단'을 향해 메시지를 냈다. 그는 "2월13일 저녁, 청계광장을 가득 메웠던 여러분의 첫 함성을 기억한다. 몸은 비록 구치소에서 있었지만, 마음은 여러분 곁에 있었다"며 "서울, 부산, 대구, 광주, 대전 등 전국 각지에서 자유와 주권 수호의 일념으로 싸우는 모습을 봤다. 거리와 교정에서 청년 학생들의 외침도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풍찬노숙하며 단식을 이어가셨던 분들, 삭발로 굳은 의지를 보여주셨던 분들, 한 분 한 분의 뜨거운 나라 사랑에 절로 눈물이 났다. 여러분의 지지와 성원에 깊이 감사드린다"며 "죄송하고 안타까운 마음"이라고 적었다.
또 "나라의 엄중한 위기 상황을 깨닫고 자유와 주권 수호를 위해 싸운 여러분의 여정은 대한민국의 위대한 역사로 기록될 것"이라며 "청년 여러분, 이 나라와 미래의 주인공은 바로 여러분이다. 오늘의 현실이 힘들어도 결코 좌절하지 마십시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청년 여러분께서 용기를 잃지 않는 한, 우리의 미래는 밝을 것"이라며 "저는 대통령직에서 내려왔지만, 늘 여러분 곁을 지키겠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더불어민주당은 즉각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황정아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내란수괴 윤석열이 또다시 극우세력에 대한 선동을 획책하고 나섰다"며 "파면 선고 후 첫 입장문보다 더 괴기하다"고 했다. 황 대변인은 "헌재가 불법 계엄을 단죄했음에도 윤석열은 사죄의 의사 없이 극우 세력을 선동한다"며 "헌재 결정에 대한 불복과 조롱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또한 "형사 재판을 앞두고 극렬 지지층을 선동해 자신의 안위를 지키겠다는 내란수괴의 후안무치함에 분노한다"며 "자신과 김건희 여사의 안위를 위해 나라가 결딴나든 상관없이 폭주를 이어갈 셈인가"라고 비판했다.
윤 전 대통령이 지지층을 향한 메시지만 내면서 헌재 결정에 대한 승복 입장을 보이지 않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다만 대구시장을 지낸 국민의힘 중진 권영진 의원은 7일 "대통령 입장에서 그 정도면 승복으로 읽어야 한다"고 했다. 권 의원은 7일 KBS 라디오 '전격시사' 인터뷰에서 "(야당은) '나 잘못했다' 이렇게 얘기하기를 바라는데 그건 법리적으로 무리한 게 있다"며 "왜냐하면 대통령은 탄핵심판만 받는 것이 아니라 지금 형사재판을 받고 있다. 그런 상황에서 대통령이 탄핵 선고가 나왔다고 해서 '모든 것을 고스란히 인정하겠다'고 할 수 없는 한계가 있다. 그 부분들은 조금은 이해해 달라"고 설명했다.
김성욱 기자 abc12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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