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에 입항한 외국선박에서 코카인 2t 상당이 적발됐다. 이는 6700만명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양으로, 국내에서 적발한 단일 마약 밀수 사건 중에서는 역대 최대 규모다.
3일 관세청에 따르면 전날 관세청과 해양경찰청은 강릉시 옥계항에 입항한 멕시코발 외국 무역선(노르웨이 국적)을 정밀수색해 코카인으로 의심되는 마약 박스 57개를 적발했다. 시가로는 1조원 상당에 이른다.

관세청은 지난 1일 미국 연방수사국(FBI)과 국토안보수사국(HSI)으로부터 정보를 입수한 후 해경청과 공동으로 해당 선박을 상대로 한 합동 검색 작전을 수립, 서울세관·동해해경청 마약 수사요원 90명과 세관 마약탐지견 2팀 등 대규모 합동 검색팀을 현장에 투입해 정밀검색을 벌였다.
합동 검색팀은 선박 전반을 수색하던 중 선박 기관실 뒤편에서 밀실을 발견했고, 이곳에서 세관 마약 탐지견이 반응을 보여 밀실 내부를 집중적으로 살피는 과정에서 1㎏ 단위의 블록 수십 개가 들어 있는 상자들을 찾아냈다.
발견한 블록(마약 의심 물질)은 현장에서 실시한 긴급 간이시약 검사에서 코카인 의심 물질로 판명됐다. 관세청은 국가과학수사연구원에 의뢰해 선박에서 찾아낸 블록의 마약 종류를 최종 확인할 예정이다.

적발된 선박은 3만2000t 규모의 벌크선으로 멕시코에서 출발해 에콰도르, 파나마, 중국 등을 경유해 강릉시 옥계항에 입항한 것으로 파악된다.
향후 관세청은 해경청과 합동수사팀을 꾸려 적발한 선박의 선장과 선원 등 20여명을 상대로 밀수 공모 여부, 적발한 마약의 출처, 밀반입 경로, 최종 목적지 등을 수사할 계획이다.
또 국제 마약 조직과의 연관성을 배제하지 않고, FBI와 HSI 등 관계기관과의 공조로 수사를 확대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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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광효 관세청장은 “최근 미국 등 북미국가의 엄격한 마약통제 정책으로 국제 마약 조직이 아시아 등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려는 시도가 계속되는 것으로 파악된다”며 “관세청은 FBI, HSI 등 해외 유관기관과의 공조를 강화해 해상을 통한 마약 밀반입을 근절하는 데 단속역량을 집중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대전=정일웅 기자 jiw306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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