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국민의힘이 산불 추가경정예산안을 논의하기 위한 당정협의회를 오는 4일 개최하기로 했다. 또 산불 피해 복구를 위한 ‘산불 피해 지원 특별법’ 제정도 논의하기로 했다. 현행법에 따라 화재로 집이 불탄 이재민은 최대 3600만원까지만 복구를 지원받을 수 있기 때문에 역대급 산불 피해에 대한 지원 규모를 늘리려면 특별법 제정이 필요한 상황이다. 피해가 집중된 경상도에서는 특별법 추진을 요구해 왔다.
특별법 없으면 화재로 전소된 집에 최대 3600만원
1일 행정안전부와 기획재정부 등 관계부처에 따르면 사회재난 복구에 관한 기준(고시)에 따라 화재로 집이 모두 전소된(전파) 이재민은 최대 3600만원을 지원받을 수 있다. 주택이 절반 정도 훼손된 ‘반파’의 경우 1800만원이 최대다. 정부가 지급할 수 있는 위로금은 2000만원 정도가 최대다.
집을 다시 짓는 데 드는 비용이나 새로운 집을 구입할 수 있는 자금 등을 저리로 대출해 주는 제도도 있지만 규모에 따라 대출이 나올 수 있는 한도는 천차만별이다. 정부는 관련 금융기관들과의 협의를 통해 진행해야 하는데 실제 대출이 나오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해당 지역 내 피해가 커 실제 매입할 수 있는 집 자체가 많지 않은 상황인 만큼 시간이 더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현행 고시에 따라 이같이 규정된 피해 지원액은 변화하기 어렵다. 고시를 바꾸더라도 소급 적용이 불가능하다고 명시되어 있어서다. 피해 복구 지원 규모를 늘리려면 특별법 제정이 필요하다. 그 때문에 경상도에서는 특별법 지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제기됐다. 이철우 경북지사는 지난달 30일 경북 초대형 산불 피해 복구 및 지원 특별법 제정을 정부에 건의했다. 이번 산불이 사회 재난에 해당하는 만큼 피해 지원 규모를 자연 재난 수준으로 확대해달라는 요구다. 홍수 등 자연 재난에는 주택 전파 시 최대 1억2000만원까지 지원할 수 있다.
산불 피해 재정 투입 가능 규모 이견 여전…빠른 논의 걸림돌
정부는 아직 산불 피해 지원에 어느 정도의 추가 재정을 투입할지 확정하지 않은 상황이다. 특별법 논의 과정에서 지원 범위 등이 확정되고 피해 규모가 산정되면 복구를 위한 지원 비용이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여야는 아직 현재 투입 가능한 재정에 대해서도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민주당은 ‘국고 채무부담액’ 1조5000억원을 산불 투입에 동원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반면 정부와 여당은 국고 채무부담 예산은 시설 복구에만 사용할 수 있어 피해 주민들을 위한 보상금이나 생계비 지급으로 투입하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 국고채무부담행위는 당장 예산을 확보하지 않고 민간에 외상을 통해 빚을 내 투입하는 제도이다. 즉 긴급 상황임을 고려해 우선 정부가 민간에 투입을 요청하는 제도인 만큼 건설 지원 계약 등 제한적인 분야에서만 사용할 수 있다.
민주당은 목적 예비비(용처를 미리 정해둔 예비비) 1조6000억원 또한 산불 대응에 즉시 사용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예산안 처리 당시 민주당은 목적 예비비 가운데 1조원을 고교 무상교육용으로 2680억원은 만 5살 무상보육용으로 사용하도록 예산총칙에 못 박았었다. 하지만 최상목 당시 대통령 권한대행 겸 부총리가 지난 1월 이에 대한 거부권을 행사했기 때문에 이를 산불에 투입할 수 있게 됐다는 게 민주당의 주장이다. 정부는 해당 법이 아직 폐기되지 않은 만큼 민주당이 이 문제를 풀어줘야만 1조6000억원을 산불에 투입하는 게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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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별로 쓸 수 있는 재난대책비에 대한 의견도 갈린다. 민주당은 9270억원의 부처별 재난대책비를 투입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정부와 여당은 당장 투입 가능한 예산은 2000억원 수준으로 보고 있다. 나머지 7200억원은 모두 집행했거나 사용 목적이 정해져 있어서 쓸 수 없다고 보고 있다.
세종=이은주 기자 golde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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