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한우 현대건설 대표를 비롯한 회사 경영진은 지난 28일 서울 한 호텔에서 CEO 인베스터 데이를 열고 중장기 사업계획을 주요 투자자와 애널리스트에게 알렸다. 원자력을 중심으로 한 에너지 사업 비중을 늘리는 한편 앞으로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데이터센터·해상풍력 등 경쟁력을 갖춘 분야에 주력해 수익성을 높이기로 했다.
가장 먼저 강조한 부분은 에너지 사업이다. 에너지 전환 분야의 선도 사업자로 자리 잡겠다는 구상이다. 그간 사업이 중동·아시아권 지역을 중심으로 했으나 앞으로는 유럽, 미국 등 선진시장에서도 적극 나서기로 했다. 인공지능(AI) 등 사회 전반에 걸쳐 전력수요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는 터라 관련 기반시설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대형원전을 비롯해 소형모듈원전(SMR), 수소 생산플랜트, 전력망 분야 영향력을 늘리면서 원전 연계 데이터센터 등 새로운 패키지 상품을 선보이기로 했다. 에너지 생산을 비롯해 저장·운송·활용 등 산업 전반의 가치사슬을 구축할 예정이다.
이한우 대표는 "미국을 포함한 글로벌 원전 시장 진출을 확대하기 위해 파트너사와 진전된 협력 방안을 마련했고 지난주 불가리아 신임 내각 주요 인사와 만나 코즐로두이 원전 프로젝트를 순조롭게 추진하기로 약속을 받았다"며 "견고한 파트너십을 교부도 삼아 글로벌 원전 영토 확장에 속도를 내겠다"라고 말했다.
국가별로 처한 상황이 다른 만큼 맞춤형 사업 포트폴리오를 짠다. 불가리아를 비롯해 스웨덴, 슬로베니아, 핀란드에서는 대형원전 사업기반을, 영국 등 다른 유럽 주요 국가에서는 SMR 표준설계를 확립해 나가기로 했다. 미국에서는 원전과 태양광, 액화천연가스(LNG) 등 에너지 부문과 데이터센터 사업을 주로 한다. 호주에서는 태양광 중심의 수소와 전력망 확충 사업을, 뉴질랜드에서는 주택사업을 확대하기로 했다.
도시정비 분야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아파트 등 공동주택 하자보증기간을 5년으로 늘리기로 했다. 그간 마감공사나 단열·내장목은 2, 3년 정도만 보증해왔는데 고객이 체감하는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늘렸다. 정비사업은 서울 중심으로 발주가 많을 것으로 보고 서울 강남권 등을 중심으로 영업을 늘릴 방침이다. 이밖에 가양동 CJ·힐튼호텔 등 최근 각광받은 대규모 복합개발사업도 꾸준히 늘리기로 했다.
올해 17조5000억원 수준인 매출(개별 기준, 이하 동일)은 5년 후인 2030년 25조원 이상으로 목표치를 잡았다. 매출은 이 기간 16조원에서 25조원 이상으로, 영업이익률은 현 3~4% 수준에서 8% 이상으로 늘린다. 2030년이면 대형원전 3조7000억원 등 에너지 사업 수주 규모를 연 7조원 규모로 늘리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현재 사업별 매출 비중은 에너지 분야가 3%, 핵심상품 24% 수준에 불과한데 5년 후 각각 21%, 48%로 늘려 잡았다. 에너지와 핵심상품의 이익 기여도는 전체의 75%에 달할 것으로 회사는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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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주환원 정책도 강화한다. 올해부터 최소 주당 배당금을 기존 600원에서 33% 올린 800원으로 조정했다. 자사주 매입·소각으로 2027년까지 총 주주환원율을 25% 이상으로 늘리기로 했다.
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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