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 예비인가 취득 후 10년
금융소비자, '손 안의 은행'에 열광
케이뱅크·카카오뱅크, 영업개시 첫날에만 각각 4만·24만명 몰려
365일 24시간 문 여는 은행.
국내 제1호 인터넷 은행인 케이뱅크가 예비인가를 취득한 지 올해로 10년. 이후 카카오뱅크와 토스뱅크가 차례로 뛰어들며 기존 금융산업의 판을 뒤흔들었다. 시공간에 구애받지 않도록 금융소비자들의 접근 편의성을 높이고 더 낮은 대출금리와 더 높은 예금금리로 시중은행보다 더 큰 혜택으로 고객을 끌어모았다. 그야말로 은행업의 지각변동을 일으킨 인터넷 은행의 지난 10년은 메기였을까, 미꾸라지였을까.
한국의 '몬조' 은행을 꿈꾸다…메기의 등장
영국의 몬조, 미국의 차임, 독일의 N26, 일본의 라쿠텐 뱅크, 중국의 마이뱅크.
이미 해외에서는 1990년대부터, 일본은 2000년대부터 인터넷 은행이 등장했다. 기존은행과 경쟁하는 미국 인터넷 은행, 핀테크(금융+기술)와 은행이 융합하는 형태의 유럽 인터넷 은행, 금융과 빅테크(대형 정보기술 기업)의 결합 아시아의 인터넷 은행 등 나라마다 인터넷 은행의 형태는 제각각이었지만 한 가지 공통점이 있었다. 금융소비자들의 편의성 제고다.
우리나라에서는 2015년이 되어서야 인터넷 은행에 대한 본격적인 논의가 시작됐다. 당시 핀테크 개념이 본격적으로 확산하던 때로 금융위원회는 금융 경쟁력 강화를 위해 인터넷 은행 도입의 필요성을 체감하고 있었다. 금융위기 이후 은행의 경쟁력 약화, 1992년 평화은행 이후 은행업의 신규플레이어 부재, 비대면 거래의 증가 등의 분위기와 맞물려 이를 타개할 방안으로 인터넷 은행의 필요성이 대두됐다.
2015년 6월 금융위원회는 인터넷 은행 도입을 발표하며 "인터넷전문은행은 금융업과 IT의 융합을 촉진해 금융혁신을 이루고, 소비자에게 더 나은 금융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며 "중금리 대출 시장 활성화와 금융 소외 계층 지원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단 30대 그룹 계열 제조사 및 금융회사는 진출을 제한했다. KT와 네이버, 다음카카오 등의 IT 계열 기업에만 설립을 허가하며 전문 IT 기업들이 진출해 핀테크 시장을 개척하고, 기존 금융권에 경쟁을 불러일으키라는 게 당시 인터넷 은행의 도입 취지였다.
그렇게 2015년 11월 케이뱅크가 국내 최초로 예비인가를 획득하며 2017년 4월3일 영업을 개시했다. 이어 카카오뱅크가 2017년 7월27일 출범했다. 케이뱅크는 KT, 우리은행, NH투자증권 등이 참여한 IT와 금융의 결합모델을, 카카오뱅크는 카카오와 한국 투자금융 등이 참여하며 IT 중심의 금융 혁신 모델을 제시했다.
메기, 금융의 판도를 바꾸다…금리 경쟁 촉진
2017년 4월과 7월 문을 연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는 영업 첫날에만 각각 4만명, 24만명이 넘는 가입자를 끌어모았다. 금융소비자들은 '손안의 은행'에 열광했다.
가장 강력한 메기효과로는 시중 은행 대비 저렴한 대출 금리와 더 높은 예금 금리를 제공하며 기존 은행에 금리 경쟁을 불러일으킨 점이 꼽힌다. 영업개시 초기 케이뱅크의 '직장인 K 신용대출' 상품은 최저금리 연 2.73%로 출시했는데, 이는 당시 은행권 평균 금리 수준인 4.46%보다 2%포인트가량 낮은 수준이다. 특히 이 상품은 별도의 서류제출 없이, 케이뱅크가 국민건강보험 및 국민연금 등의 정보를 수집해 고객 편의성을 높였다. 또 당시 케이뱅크가 출시한 주거래 우대 정기예금(급여 이체 및 체크카드 사용 시) 최고 금리는 2.6%로 1금융권 중 최고 수준을 자랑했다.
이에 힘입어 케이뱅크는 영업 첫해에만 수신 1조889억원, 여신 8559억원을 기록하며 연초 목표치의 2배가 넘는 성과를 달성하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같은 해 7월에 영업을 시작한 카카오뱅크의 마이너스 통장 대출금리는 최저 2.86%로 당시 시중은행의 마이너스통장 대출금리인 연 3~5% 수준보다 월등히 낮은 금리로 화제가 됐다. 또한 예금 금리 역시 당시 시중은행 정기예금(1년 기준) 금리인 1.3~1.6%보다 훨씬 높은 2%를 제공했다. 수수료가 없는 입출금 통장도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파격적인 혜택과 카카오라는 강력한 플랫폼을 무기로 카카오뱅크는 출범 직후 5일 만에 가입자 100만명, 1년 만에 500만명을 돌파했다.
강력한 메기의 등장으로 은행 간 경쟁이 촉진됐다. 실제로 카카오뱅크가 영업을 개시한 2017년 7월 기준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당시 16개 은행의 신용대출 평균 금리는 4.73%로 전월 4.85% 대비 0.12%포인트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밖에 완벽한 비대면 서비스로 소비자 편의성과 접근성을 크게 제고하기도 했다.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는 출범 당시부터 100% 비대면 방식으로 계좌 개설부터 대출 신청이 가능하도록 했다. 대출 심사를 받기 위해 은행 창구에 찾아가 각종 서류를 제출하는 등의 번거로움을 없앤 것이다. 또 인터넷전문은행의 진입으로 은행 모바일뱅킹 애플리케이션(앱)의 만족도도 크게 개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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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윤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인터넷전문은행의 등장으로 금융소비자들에게 편리한 서비스를 제공하며 은행업에 대한 고객 만족도를 높이는 데 기여했다"며 "특히 인터넷전문은행 출범 이후 은행 가계대출 시장에서 시중은행의 집중도가 하락하는 등 결과적으로 시장 경쟁이 강화된 데는 인터넷전문은행이 기여한 바가 있다"고 평가했다.
권재희 기자 jayf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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