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금융안정 상황 보고서 발표
저축은행·상호금융 부실채권비율 6.8%
지방 부동산 침체에 대출 부실 늘어
저축은행·새마을금고 등 국내 비은행 금융기관의 부실채권(고정이하여신) 비율이 지난해 7%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방 부동산 침체가 가속되면서 수도권 대비 지방 부실률이 더 가파르게 증가했다. 지역 부실이 업권 전반의 불안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예의 주시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7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금융안정 상황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비은행 예금취급기관의 고정이하여신비율은 6.8%로 집계됐다. 2022년 말 2.2%, 2023년 4.4%에서 1년 사이 2.4%포인트가 늘었다. 지난해 분기별로 보면 3분기 7.1%까지 올랐으나 4분기 0.3%포인트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정이하여신비율은 은행의 문제여신 보유 수준을 나타내는 대표적인 건전성 지표다.
지난해 비율 상승의 상당 부분은 프로젝트파이낸싱(PF)성 대출(PF 대출 및 토지담보대출)의 자산건전성이 저하된 영향으로 추정했다. PF성 대출을 제외하면 고정이하여신비율은 5.6%로 낮아진다. 한은은 상승률 2.4%포인트 중 1.0%포인트가 PF성 대출 부실에 기인하는 것으로 봤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수도권에 비해 지방 소재 기관들의 자산건전성이 더 낮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저축은행의 고정이하여신비율은 지난해 말 10.2%로 수도권이 9.8%, 지방이 12.2%로 집계됐다. 1년 사이 증가율도 수도권은 2.6%포인트 상승한 데 비해 지방에서는 4.7%포인트나 높아졌다. 상호금융조합(농·수·산·신협)의 고정이하여신비율은 지난해 말 5.1%로 서울이 4.5%, 지방이 5.5%였다. 증가율은 같은 기간 수도권에서 1.5%포인트 오른 데 비해 지방에서는 1.9%포인트 상승했다.
개별 기관으로 살펴봐도 수도권보다 지방 소재 저축은행·상호금융조합의 자산건전성이 더 나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말 기준 고정이하여신비율이 16%를 상회하는 저축은행 비중은 지방이 27%로 수도권(7.1%)보다 높았다. 개별 상호금융조합의 경우 고정이하여신비율이 6%를 하회해 상대적으로 자산건전성이 양호한 조합의 비중이 수도권 72.5%에서 압도적이었다.
한은 관계자는 "지방 부동산시장의 부진이 지속되면서 관련 대출의 부실이 늘어난 것에 주로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실제 지난해 주택매매가격은 수도권이 1.3% 상승한 반면 미분양 누증이 큰 지방은 5대 광역시(-2.0%)와 8개 도시(-0.2%) 모두 하락하며 2022년 이후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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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관계자는 "수도권과 지방 간 부동산시장 상황이 차별화되고 있는 가운데 지방 소재 비은행 예금취급기관을 중심으로 자산건전성이 저하되고 있음에 유념해야 한다"며 "특히 특정 업권 또는 지역에서 부실이 발생할 경우 업권 전반의 불안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자산건전성 개선과 함께 유동성 확충 노력 등 리스크 대응 역량을 강화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혜민 기자 hm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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