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은행 한국지점 작년 순익 1.78조원
이자이익 줄었지만 파생이익 확대로 전체이익 증가
국내에서 영업하는 외국계 은행들이 지난해 1조7800억원에 달하는 순이익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4년 외국은행 국내지점 영업실적(잠정)'에 따르면 총 32개 외국은행 국내지점(UBS 제외)의 작년 당기순이익은 1조7801억원으로 전년 대비 2241억원(14.4%) 증가했다.
작년 외국계 은행의 이자이익은 해외 조달비용 상승 때문에 감소했지만 외환 및 파생 관련 비이자이익이 확대되면서 전체 순익도 늘었다. 다만 UBS은행의 경우 본점 부실화 영향에 따른 영업축소로 2023년 거액 손실(4536억원)이 발생함에 따라 이번 분석에서는 제외됐다.
항목별로 보면 작년 외국계 은행의 이자이익은 총 9588억원으로 전년 대비 2728억원(22.2%) 감소했다. 달러 고금리 기조로 높은 수준의 외화 조달금리가 지속되는 가운데 국고채 등 원화 운용금리는 낮아져 순이자마진(NIM)이 하락한 것이 원인이었다.
유가증권이익 역시 4279억원으로 전년 대비 6036억원(58.5%)이나 줄었다. 연말 기준으로 국채 금리 하락 폭이 전반적으로 축소되면서 유가증권매매와 평가이익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반면 외환·파생이익은 2조2329억원으로 전년 대비 1조2139억원(119.1%) 증가했다. 환율 상승으로 인해 외환 손실이 확대됐지만(-6조2338억원), 파생상품에서 이익이 더 크게 발생하면서(+8조4667억원) 전체적으로 순익이 크게 늘었다는 분석이다.
금감원은 작년 연말 원·달러 환율은 1470원으로 2023년 말 1289.4원 대비 크게 상승했는데 이와 관련해서 파생상품 이익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외은지점은 일반적으로 본점 등에서 달러화를 차입하고 FX스와프·통화스와프 등을 통해 원화로 교환·운용한 뒤 달러화로 상환하는 영업방식을 취함에 따라 환율 상승 시 외환 부문은 손실, 파생 부문은 이익이 발생하는 구조"라고 말했다.
지금 뜨는 뉴스
이 밖에 판매관리비는 1조1002억원으로 전년 대비 964억원(9.6%) 증가했으며, 충당금전입액은 347억원으로 전년 대비 267억원(43.5%) 감소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외은지점의 영업전략 변화, 자금조달·운용 및 유동성 등을 상시 감시하는 한편 검사 시 은행별 영업모델에 따른 리스크를 집중적으로 점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창환 기자 goldfish@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