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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 시스템 균열 생긴 일본, 돌파구는 K콘텐츠[K콘텐츠의 미래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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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정 사업자 간 연대 흔들리며 日 제작위원회 시스템 '휘청'
한국서 새로운 협업·기회 찾아…TBS·CJ ENM 공동제작 합의

일본에서 한국 드라마는 꾸준히 사랑받는다. 온라인동영상 서비스(OTT)에서 구독자 유치를 위해 적극적으로 사들일 정도다. 현지 OTT 관계자는 "지난해에도 '눈물의 여왕', '선재 업고 튀어', '정년이'부터 지상파 일일드라마까지 골고루 인기를 끌었다"며 "K드라마 확보가 갈수록 중요해진다"고 말했다. 일본 방송산업을 위협할 정도는 아니다. 일본 드라마는 글로벌 시장에서 존재감이 낮을 뿐 내수 시장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한다. 한국보다 인구수(1억2500만 명)가 두 배 이상 많기도 하지만 그만큼 콘텐츠 산업을 유지하는 힘이 강하다.


제작 시스템 균열 생긴 일본, 돌파구는 K콘텐츠[K콘텐츠의 미래②] 지난해 TBS에서 인기리에 방영된 드라마 '아이 러브 유'에는 한국 배우 채종협이 출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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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기업이 공동으로 투자하고 위험을 분산하는 제작위원회의 영향이다. 방송사의 주도 아래 출판사, 광고 대행사, 음반사, 머천다이징 회사, 비디오 게임 회사 등 드라마로 수익 모델화를 할 수 있는 기업들이 참여해 투자금을 결정하고 지분을 나눠 가진다. 40년가량 지속된 시스템에는 최근 균열이 생겼다. 자연스레 형성된 특정 사업자 간 연대와 결속이 '쟈니스 스캔들'로 흔들리기 시작했다. 경쟁력 있는 사업자들은 속속 새로운 길을 찾아 나서기 시작했다. 지식재산(IP)을 보유한 제작사는 넷플릭스 같은 글로벌 플랫폼 진입을 노리고, 방송사는 새로운 협업과 기획으로 돌파구를 찾는다. 그래서 가장 많이 찾는 나라가 한국이다.


일본 TBS는 지난해 5월 CJ ENM과 3년간 지상파 드라마 최소 세 편, 영화 두 편을 공동 제작하는 데 합의했다. TBS는 일본 5대 지상파 가운데 하나로, TBS TV·TBS 스파클·THE SEVEN 등 다수 제작사를 두고 있다. 극장판 'TOKYO MER ~달리는 응급실~', '라게리에서 사랑을 담아' 등으로 영화 제작 역량도 인정받았다. 나카타니 야요이 TBS 상무는 "스튜디오드래곤, 본팩토리, 모호필름 등 다수 영화·드라마 제작사를 운영하는 CJ ENM과 사업 구조가 비슷해 여러 방면에서 협력할 여지가 크다고 봤다"고 설명했다.


제작 시스템 균열 생긴 일본, 돌파구는 K콘텐츠[K콘텐츠의 미래②] 지난해 일본에서 선풍적 인기를 끈 CJ ENM 드라마 '선재 업고 튀어'

두 기업이 가장 먼저 추진한 프로젝트는 크리에이터 간 교류다. 지난해 서로의 스튜디오를 방문하며 IP 영상화 성공 사례, 콘텐츠 창작 노하우 등을 공유했다. 드라마·영화·예능·애니메이션 등 다양한 장르의 콘텐츠도 함께 기획했다. 폐쇄적 환경에 묶여있던 TBS 크리에이터들은 CJ ENM의 제작 시스템을 적극적으로 수용했다. 후카이 준 TBS 코리아 대표이사는 "CJ ENM 프로듀서들은 기획 단계에서 창작뿐 아니라 사업까지 염두에 둔다"며 "특히 글로벌 프로젝트로 발전시킬 방안까지 논의하는 점이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현재 공동 제작 중인 드라마 두 편은 모두 TBS TV를 통해 방영된다. 가타야마 츠요시 TBS 시니어 매니저는 "TBS에서 모든 제작비를 책임지나 향후 부담을 나누는 방안도 고려한다"고 밝혔다. CJ ENM이 지금보다 적극적으로 제작에 뛰어든다면 궁극적 목표는 아시안 시장일 수밖에 없다. 미디어 산업 평론가 조영신 박사는 저서 '애프터 넷플릭스'에서 "한국과 일본 제작사의 협업은 과거처럼 배우, 감독 등 개별 요소의 교환이 아닌 글로벌 OTT 등에 판매·방영되는 콘텐츠의 생산을 의미한다"고 정의했다. 최기용 CJ ENM 재팬 대표이사도 "일본의 로컬 콘텐츠에 집중하다 보면 세계로 뻗어나가는 길이 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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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 시스템 균열 생긴 일본, 돌파구는 K콘텐츠[K콘텐츠의 미래②] 2023년 넷플릭스에서 공개한 '원피스'는 토에이의 실사화 시도 가운데 유일한 성공작으로 평가받는다.

CJ ENM은 애니메이션 IP에서 먼저 결실을 얻을 수도 있다. 2022년 일본 최대 애니메이션 기업인 토에이와 글로벌 콘텐츠 공동 제작 협약을 맺었다. 토에이는 '은하철도 999', '드래곤볼', '원피스', '미소녀전사 세일러 문', '슬램덩크' 등 슈퍼 IP를 다수 보유하고 있다. 그동안 할리우드 시스템을 빌려 드라마·영화 사업에 진출했으나 원작의 분위기를 제대로 표현하지 못했다는 혹평에 시달렸다. 이런 상황에서 마련된 CJ ENM과의 협업은 동일 문화권의 기업 간 협업으로 기대를 모은다. 조 박사는 "두 기업의 결합이 의미 있는 성과를 보인다면 한일 합작 콘텐츠에 글로벌 OTT가 앞다퉈 구매 의사를 표명하는 날이 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도쿄=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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