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하라리 대담' " AI 시대를 말한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2일 이스라엘의 세계적인 석학 유발 하라리 히브리대 교수를 만나 인공지능(AI) 시대 사회 불평등을 두고 대화를 나눴다.
이 대표는 이 자리에서 “(AI 산업은) 엄청난 자원을 투자해야 해 거대 기업, 소수만이 부를 누릴 가능성이 높다”며 “공공 부문이 투자해서 투자 이익을 상당 부분 나눌 필요가 있지 않나”고 했다.

이번 만남은 100분간 일대일 대담 형식으로 진행됐다. 하라리 교수가 최근 출간한 ‘넥서스’를 홍보하기 위해 방한하면서 두 사람은 2021년 이후 4년 만에 대화를 나누게 됐다.
이 대표는 “얼마 전 인공지능 관련 기업에 국민과 국가 자본인 국부 펀드로 투자해 지분을 상당 부분 확보하는 게 어떨지, 사업 자체에 공공이 참여하는 건 어떨까 이야기했다가 공산주의자라고 비난을 많이 받았다”고 말했다.
이에 하라리 교수는 “역사적으로 보면 대기업, 재벌의 저항을 극복해내야 한다”며 “결국 정부가 투자를 많이 해야 한다. 정부가 어떤 식으로든 개입을 해야 한다”고 답했다.
앞서 이달 초 이 대표는 유튜브 방송에서 한국에 엔비디아와 같은 회사가 생겨 30%를 국민 지분으로 한다면 세금에 크게 의지하지 않을 수 있다는 미래 전망을 제시한 바 있다.
‘국부 기업’에 대해서는 명확히 답하지 않았지만 ‘정부 개입’ 필요성에는 공감대를 나타낸 것이다. 하라리 교수는 경제적인 문제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언급을 삼갔다. 그러면서도 19세기 산업혁명 당시 아동 노동 문제로 답을 대신했다.
하라리 교수는 “아동 노동은 비윤리적일 뿐 아니라 경제적으로도 좋지 않다”며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 교육하는 것이 경제적으로 더 좋으며, 그렇기 때문에 정부가 개입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사실은 경제적으로도 국가 측면에서 보면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서 교육받게 하는 게 맞다”고 했다. 정부가 학교를 짓는 등 교육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고도 했다. 하라리 교수는 “지금도 비슷한 상황”이라며 “원칙적으로 봤을 때 정부가 반드시 개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더해 하라리 교수는 복지와 재교육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그는 “AI가 점점 똑똑해지며 인간을 대체할 것”이라며 “그렇기 때문에 인간은 계속 재활하고 스스로를 만들고 새로운 직업을 가질 수 있게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부가 할 수 있는 일은 알고리즘을 규제하는 것”이라며 “예를 들어 위조 인간을 금지하는 것”이라고 조언했다. 표현의 자유는 인간만 보호해야 하며 AI가 분노를 조장하는 상황을 타개해야 한다는 뜻에서다.
이 대목에서 이 대표는 “계엄령 선포하는 윤석열 대통령이 가짜(위조) 인간인 줄 알았다”고 했다.
이 대표는 일부 기업이 AI 시대 부를 독점하게 될 가능성에 우려를 드러냈다. 그는 “기술 발전의 성과를 특정 부류가 독점하며 결국 더 나쁜 세상이 만들어질 가능성이 크다”며 “AI가 지배하는 사회의 결과물을 특정 소수의 기업이 독점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했다. 하라리 교수에게 “이 엄청난 쏠림을 어떻게 극복할 수 있겠느냐”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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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하라리 교수는 “키워드는 신뢰”라며 “사람들 사이에 신뢰가 쌓여야 AI를 통제할 수 있다”고했다. 그는 “문제는 지금 정반대로 가고 있다. 국가 간의 신뢰를 파괴하고, 국제 법과 협약에 대한 국가 간의 신뢰를 파괴하고 있다”고 짚었다. AI 위험성을 통제하기 위해 각 정부와 기업이 경쟁을 자제하고 협력을 이뤄내야 한다는 뜻이다.
김은하 기자 galaxy65657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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