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아직 학교에 돌아가지 못해"
검찰, 징역 10월 구형
피고인 측은 무죄 주장
"(피고인은) 장애 아동을 강아지만도 못한 존재로 여기지 않고는 할 수 없는 주장을 반복하고 있다."
웹툰 작가 주호민 씨의 아내가 자폐아들을 정서적으로 학대한 혐의를 받는 특수교사의 항소심 재판에 출석해 이같이 말했다고 20일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이날 수원지법 형사항소6-2부(김은정 강희경 곽형섭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특수교사 A씨의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등 혐의 사건 항소심 결심공판에서 주씨의 아내 B씨는 재판부로부터 발언권을 얻어 그간의 심경을 토로했다.
B씨는 "가장 가슴 아픈 것은 아이가 선생님으로부터 겪은 비아냥과 방치, 폭언, 장애 혐오보다도 피고인 측이 1심에서 '자폐성 장애가 있는 아이는 이렇게 가르쳐야 알아듣는다'며 내세운 무죄 주장"이라며 "이러한 주장을 2심에서 여전히 반복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제 가족은 피해자임에도 아버지가 유명인이라는 이유로 여론의 소용돌이에 휘말려 얼굴, 사는 곳, 이름 등이 모두 알려졌고 살해 협박을 받기도 했다"며 "피고인 측 변호인은 법원에 증거로 제출된 아이 관련 민감한 상담 내용을 직접 언론사에 공개하는가 하면, 교육감은 이 사건 진위가 밝혀지기도 전에 교사 편에서 공개 탄원서를 쓰고 교사를 복직시키는 등 2차 가해를 서슴지 않았다"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아이는 아직 학교에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며 "부디 피해 아동의 입장을 헤아려 피고인의 말과 행동이 교육 현장에서 용인되지 않도록 막아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앞서 A씨는 2022년 9월 13일 경기 용인의 한 초등학교 맞춤 학습반 교실에서 당시 9세였던 주씨 아들에게 "버릇이 매우 고약하다. 아휴 싫어. 싫어죽겠어. 너 싫다고. 나도 너 싫어. 정말 싫어"라고 발언하는 등 정서적으로 학대한 혐의로 기소됐다. 주씨 측이 아들의 외투에 녹음기를 넣어 교사 몰래 한 녹음이 증거로 쓰일 수 있는지가 쟁점이 됐으나, 1심 재판부는 아이가 자폐성 장애인인 점 등 사건의 예외성을 고려해 증거 능력을 인정했다. 그러면서 A씨의 정서 학대 혐의에 대해 유죄 판단을 내리고 벌금 200만원의 선고유예 판결을 했다.
검찰은 이날 원심과 마찬가지로 A씨에게 징역 10월에 취업제한 3년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검찰은 "이 사건은 아동학대 범죄 신고 의무자인 교사가 오히려 아동에 대해 정서적 학대를 가한 사안으로 죄질이 극히 불량함에도 피고인은 범행을 부인하며 진지한 반성 태도를 보이지 않고 있다"고 구형 이유를 설명했다.
이에 대해 A씨의 변호인은 "(증거로 제출된 녹음 내용은) "(증거로 제출된 녹음 내용은) 통신비밀보호법 규정 취지나 문헌에 따라 공소사실을 뒷받침할 증거로 쓸 수 없다"며 "설령 1심 재판부 판단처럼 재판부가 저희와 견해를 달리하더라도 피고인의 행위 자체가 공소사실에서 말하는 아동학대 행위라고 볼 수 없다"고 변론했다.
A씨는 "특별히 더 드릴 말씀이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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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초 A씨에 대한 2심 선고는 지난달 18일 예정됐으나, 재판부 변경 등의 사정으로 이날 재판을 다시 연 뒤 변론을 종결했다. 장애아동 부모와 특수교사 등 30여명이 이날 재판을 방청했다. 항소심 선고 공판은 오는 5월 13일에 열린다.
김현정 기자 kimhj202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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