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부터 상품 공급하기로 합의
서울우유는 정산주기·선금 요구 이견
홈플러스에 납품을 일시 중단했던 농심이 21일부터 제품 공급을 정상화하기로 했다.
20일 양사에 따르면 농심은 전날부터 홈플러스에 일시 중단했던 납품을 재개하는 데 합의했다. 앞서 농심은 납품 조건에 대한 이견으로 홈플러스에 라면 등의 제품을 공급하지 않았다. 홈플러스의 기업회생절차 돌입으로 납품 대금 정산이 지연될 우려가 있어 이를 선금으로 지급해 달라고 요구하는 농심 측과 의견 대립이 있었으나 실무진 협의를 통해 접점을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날부터 홈플러스에 제품 공급을 중단한 서울우유는 아직 납품 재개를 결정하지 않았다. 서울우유 관계자는 "기존 대금 정산 주기를 단축하고 선금으로 결제해 달라고 함께 요구하고 있지만 홈플러스 측과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다"며 "협의를 계속하면서 타협점을 찾으면 납품을 재개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홈플러스 측은 "오랫동안 상호 신뢰를 바탕으로 협력을 이어온 협력사인 만큼 현 상황에 대해 잘 소통함으로써 이른 시일 내에 합의를 완료할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위원장 민병덕) 홈플러스 대책 태스크포스(TF) 등 정치권에 따르면 홈플러스는 신용평가사의 신용등급 하향 조정으로 단기자금 조달이 어려워져 이달 17일 184억원의 현금 부족 사태가 발생하고, 5월 말에는 부족한 현금이 7395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회생절차를 신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홈플러스의 회생절차 개시명령 신청서에 따르면 홈플러스는 "한국기업평가·한국신용평가가 회사 신용등급을 A3에서 A3-로 하향조정하면서 매입·영업대금 유동화와 기업어음을 신규로 발행하는 것을 기대할 수 없게 됐다"며 "이미 발행한 6489억원의 매입·영업대금 유동화와 단기 기업어음을 차환할 수 없어 회사의 가용 현금이 빠르게 소진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회생 개시로 금융채무 상환이 유예되고, 회생신청일 20일 이전의 상거래채무를 지급하지 않으면 현금보유고가 이달 1일 1300억원에서 5월 말 2779억원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지금 뜨는 뉴스
홈플러스 측은 "이는 가장 극단적인 상황을 가정한 것으로 법원에서도 이 때문에 실제로는 5월에 자금 부족이 예상된다고 보고 이를 사전에 방지하기 위해 회생절차 개시를 결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홈플러스가 이날 오전까지 협력사 납품 대금과 테넌트(입주업체) 정산금 등으로 변제한 상거래채권 지급액은 3863억원이다. 전날 오전 3760억원에서 하루 새 103억원이 늘었다.
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