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31조원 상당 美 제품에 25% 관세
美 철강·알루미늄 25% 관세 조치 '맞불'
2월 CPI 상승률 2.8%로 둔화…관세 변수
미국 뉴욕증시의 3대 지수가 12일(현지시간) 장 초반 혼조세다. 2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둔화로 고물가 고착화 우려가 일부 완화됐지만, 미국의 철강·알루미늄 관세 부과로 인한 보복 조치가 잇따르면서 무역 전쟁 우려에 개장 직후 상승분을 반납하는 흐름이다.
이날 뉴욕 주식시장에서 오전 11시29분 현재 블루칩 중심의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다우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29.27포인트(0.55%) 하락한 4만1204.21을 기록 중이다. 대형주 중심의 S&P500지수는 5.35포인트(0.1%) 오른 5577.41,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114.97포인트(0.66%) 상승한 1만7551.07에 거래되고 있다.
종목별로는 최근 낙폭이 컸던 기술주가 반등세다. 인공지능(AI) 대장주 엔비디아는 5.38% 뛰고 있다. 미 전기차 업체 테슬라는 6.41%, 페이스북 모회사 메타는 1.51% 상승 중이다.
지난달 CPI 지표가 예상 밖으로 둔화하며 장 초반 시장에 안도감이 번졌지만, 무역 전쟁 우려가 살아나던 투심의 발목을 잡았다. 캐나다는 이날 오전 미국의 철강·알루미늄 25% 관세 발효에 맞대응해 13일부터 210억달러(약 31조원) 규모의 미국산 제품에 25%의 보복관세를 부과한다고 밝혔다. 이번 관세 조치는 미국산 철강·알루미늄과 컴퓨터, 스포츠 장비, 주철 제품 등에 적용된다. 앞서 유럽연합(EU)도 미국의 철강·알루미늄 관세 부과에 맞서 4월부터 280억달러(약 41조원) 규모의 미국산 수입품에 보복 관세를 부과한다고 발표했다. 이 같은 관세 전쟁이 스태그플레이션(물가 상승 속 경기 둔화)이나 경기 침체를 초래할 수 있다는 경계감이 커지면서 투심이 흔들리고 있다.
캐나다의 보복 관세 조치에 앞서 개장 전 발표된 CPI 보고서는 일단 인플레이션 고착화에 대한 시장의 우려를 일부 진정시켰다. 이날 미 노동부는 올해 2월 CPI가 전년 동기 대비 2.8% 올랐다고 밝혔다. 시장 전망치(2.9%)를 하회하는 수치로 지난 1월(3.0%)과 비교해 상승폭이 둔화했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식료품을 제외한 근원 CPI는 전월 대비 0.2%, 전년 대비 3.1% 올라 역시 직전월(0.4%, 3.3%)과 전망치(0.3%, 3.2%)를 모두 밑돌았다.
당분간 기준금리를 동결이 예상되는 미 연방준비제도(Fed) 역시 이번 CPI 둔화로 통화정책 운용에 있어 운신의 폭을 보다 확대할 수 있게 됐다는 분석이다. 시장에서는 그동안 물가 상승으로 Fed의 금리 인하 재개 시점이 계속 늦춰질 것이라고 예상해 왔다.
에스피리언트 웰스 매니지먼트의 데이브 그렉섹 투자전략·리서치 매니징 디렉터는 "이 지표로 스태그플레이션 논의가 약간 희석되고 Fed도 어느 정도 정책 유연성을 회복할 것"이라며 "만약 인플레이션 수치가 더 높게 나타났다면 경제가 계속 둔화되더라도 Fed가 대응하지 못할 것이란 우려가 커졌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Fed는 오는 18~19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일단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4.25~4.5%로 동결할 것으로 예상한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 금리선물 시장은 Fed가 이달 금리 동결 가능성을 97% 반영 중이다.
다만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관세 효과가 본격적으로 반영되면 향후 물가가 상승할 가능성이 남아 있어 안심하기는 이르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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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채 금리는 강보합세다. 글로벌 채권 금리 벤치마크인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전 거래일 대비 1bp(1bp=0.01%포인트) 오른 4.3%, 통화정책에 민감한 미 국채 2년물 금리는 전일보다 2bp 상승한 3.96% 선에서 움직이고 있다.
뉴욕(미국)=권해영 특파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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