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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비비]"수익나도 자본이 안 쌓인다"…농협금융 '무제한 ATM' 벗어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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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 지원과 금융업 본연의 역할(수익 창출) 사이 균형 찾아야
금융업의 수익성과 건전성을 강화할 수 있는 구조 개편 필요
농협중앙회의 재정 자립도 높이고, 금융사업 경쟁력 강화해야

1조5011억원. NH농협금융지주와 NH농협은행이 지난해 농업지원사업비(농지비) 및 배당으로 대주주인 농협중앙회에 건넨 금액이다. △2021년 1조4190억원 △2022년 1조654억원 △2023년 1조1927억원으로 계속 늘었는데, 2024년에는 1조5000억원을 돌파했다.


[시시비비]"수익나도 자본이 안 쌓인다"…농협금융 '무제한 ATM' 벗어나야 챗GPT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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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농협중앙회의 곳간을 채우기 위한 농협금융의 부담이 한층 심화하고 있다는 뜻으로, 자본건전성 역시 지속적으로 훼손되고 있다는 의미다. 농협은 금융 감독당국의 경고도 아랑곳하지 않는 모습이다. 금융감독원은 중앙회의 곳간을 채우기 위한 농협금융의 심각한 자본유출에 대해 거듭 경고했다. 지난 2월4일에는 농협금융 정기검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중장기 자본관리계획 없이 매년 대주주(중앙회)에 거액을 배당해 자체 위기 대응 능력이 약화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농협의 특수성을 감안하더라도, 이미 상당 규모의 농업지원사업비(농지비)를 납부하는 상황에서 다시 거액의 자본(배당)이 유출되는 건 관리해야 한다는 뜻이다. 시중은행들도 배당을 하지만 농협처럼 특정 모기업(중앙회)에 집중적으로 배당하는 구조는 특이하다. 앞서 농지비 산정방식에도 문제(과다산정)가 있다며 경영 유의 조치를 내린 바 있다. 상당한 농지비에 과도한 배당금까지 더해지며 농협금융그룹의 건전성이 위협받고 있다는 게 금융당국의 판단이다.


농협금융은 농업인을 위한 금융기관으로서의 역할을 해야 하는 특수성을 갖고 있지만 동시에 금융기관으로 생존을 고민해야 한다. 농업 지원이라는 본연의 목적을 수행하면서도, 금융업 본연의 기능인 수익성과 안정성을 유지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하지만 현재의 과도한 농업 지원과 중앙회 배당은 농협금융의 수익성과 나아가 자본건전성을 훼손시킨다.


농협금융은 수익이 발생하더라도 내부 유보보다는 중앙회로의 이전이 우선해 자본 확충 여력이 줄어든다.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을 국제 기준(바젤Ⅲ)에 맞춰야 하지만 지속적인 자본 유출로 인해 금융당국의 규제 대상이 될 가능성도 크다. 자본 확충 없이 배당과 부담금이 커지면 경기 침체나 금융 시장 변동성 확대 시 위기 대응력이 현저히 떨어질 수 있다.


이 같은 재무적 부담은 결국 소비자에게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자본 여력이 줄어들면 은행은 대출 확대에 어려움을 겪고 금리를 높여 수익을 보전하려는 경향이 강해진다. 이는 농업인을 포함한 금융 소비자들에게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서민금융 및 중소기업 대출 공급이 위축될 위험도 있다. 은행의 수익성이 약화하면 신용도가 낮은 차주들에게 대출을 제공하는 것이 더욱 어려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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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듯 무조건적인 ‘곳간 채우기’ 부담은 농협금융의 생존을 위협한다. 농협금융이 지속 가능하려면 이제는 농업 지원과 금융업 본연의 역할(수익 창출) 사이에서 균형점을 찾아야 한다. 농업 지원을 지속하면서도 은행의 수익성과 건전성을 강화할 수 있는 재무 구조 개편이 필요하다. 우선 금융 계열사의 수익과 자본건전성 보호를 위한 제도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 중앙회로의 자본 유출을 제한하고, 은행의 자본 확충을 유도하는 정책이 필요하다. 중앙회 지원금 부담 구조를 단계적으로 조정하는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 배당 성향도 조정해야 한다. 중앙회가 자체적으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도록 사업 다각화를 추진해 재정 자립도를 높이는 노력도 필요하다. 농협금융이 건강해야 농업 지원도 가능하지 않겠는가. 농협금융은 ‘무제한 ATM’ 신세에서 벗어나야 한다.




이선애 경제금융부장 lsa@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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