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방된 尹, 일정 없이 관저에서 휴식
헌재 선고 임박한 만큼 행동 절제 전망
다만 막판 지지층 결집 나설 가능성도
정치권도 집중…野 "개선장군인가"
법원의 구속 취소로 석방돼 관저로 돌아온 윤석열 대통령이 어떤 행보를 보일지 주목된다.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선고가 임박한 만큼 당분간 절제된 모습을 보일 것이란 관측이 많지만, 지지층 결집을 통해 '탄핵 기각' 여론을 한껏 고조시킬 가능성도 거론된다.
윤 대통령은 석방 이틀째인 9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관저에 머물면서 휴식을 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날 김건희 여사,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 강의구 제1부속실장, 김성훈 경호처 차장 등과 김치찌개로 저녁 식사를 한 뒤 이른 휴식에 들어갔다.
석방 이후 윤 대통령은 아직 별다른 정치적 메시지를 내지 않고 있다. 공식 입장문을 통해선 구속 취소 결정을 한 서울중앙지법 재판부와 국민의힘 지도부, 지지자들에게 감사를 표했고, 비상계엄 사태와 관련해 수감된 인사들의 조속한 석방을 기대한다는 정도만 언급했다.
관저에 도착한 이후에도 "잠을 많이 자니 더 건강해졌다", "교도소는 대통령이 가도 배울 게 많은 곳이다", "성경을 열심히 읽었다", "교도관들도 어려운 여건에서 고생 많이 하는걸 봤다"는 소감을 참모를 통해 전했다.
윤 대통령은 당분간 몸을 추스르면서 헌재 탄핵심판 선고를 담담히 기다릴 것으로 예상된다. 법조계에 따르면 헌재는 지난달 25일 탄핵심판 변론을 종결한 뒤 거의 매일 평의를 열어 사건을 검토 중이다. 이르면 오는 14일 심리를 마무리하고 결론을 내릴 가능성이 있다.
빠르면 일주일 안에 탄핵심판 결론이 나올 수 있는 만큼 가급적 굵직한 외부 활동이나 메시지 발표 없이 절제된 모습을 보일 수 있다는 관측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담담하게 헌재의 선고를 기다리는 모습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행동이 자유로워진 만큼 관저를 예방하는 참모들이나 국민의힘 인사, 변호인단 등을 만날 수 있다. 여전히 직무정지 상태여서 출근을 하거나 대통령실 공식 보고를 받을 순 없지만 국정 현안이나 참고 자료 등 비공식 보고는 받을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실도 이날 오후 정진석 비서실장 주재로 수석비서관회의를 열고 향후 대응 방향을 논의한다.
물론 윤 대통령이 지지층을 향해 메시지를 내거나 관저 밖에서 지지자들을 만나 탄핵 반대 집회 참석을 독려하는 등 적극적인 행보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윤 대통령은 체포되기 전인 지난 1월1일 관저 앞에서 체포 반대 집회 중인 시민들에게 A4용지 한 장짜리의 새해 인사 편지를 전달하기도 했고, 그간 여러 차례 반국가세력 척결과 비상계엄 선포의 정당성을 주장한 바 있다.
수감 중일 때도 변호인단을 통해 메시지를 내며 '옥중 정치'란 평가를 받은 만큼 석방 이후 본격적인 '관저 정치'에 나설 수 있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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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이 경우 보수-진보 진영 갈등은 극단으로 치달을 전망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윤 대통령이 전날 구치소 정문을 걸어 나와 주먹을 불끈 쥐는 등 행동을 하자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기소된 피의자임을 부정하는 파렴치한 태도"라고 비판했다.

문제원 기자 nest263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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