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반그룹, 삼성금거래소 역대급 실적
2024년, 창사 이래 최대 실적 올려
매출 2배 증가, 영업익 100억 이상
거래량 급등 '김치 프리미엄' 수혜
"물 들어온 김에 노젓는다" 그룹차원 지원사격
금 시장 호황에 호반그룹이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계열사인 삼성금거래소가 지난해 역대급 실적을 거두는 등 ‘효자’ 노릇을 하고 있어서다. 그룹의 핵심인 호반건설까지 지원사격에 나서며 공을 들이는 분위기다.
매출·영업익 평년 수준 두배 '점프'
이달 말 2024년 연간 실적 공시를 앞둔 삼성금거래소는 1945년 창사 이후 최대 실적을 올린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금거래소 관계자는 "아직 결산이 마무리되지 않았지만, 매출은 전년 대비 두배 이상, 영업이익은 100억원대를 기록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며 "2020년 호반그룹의 인수 이후 회사가 안정화 단계에 접어든데다 금 시장이 이례적인 호황을 누린 영향"이라고 11일 말했다.
1년 전만 하더라도 호반그룹은 금 사업에서 재미를 보지 못했다. 2020년대 이후 매출 약 1조원에 영업이익 30억~40억원대를 기록했다. 특히 2023년에는 매출 1조293억원, 영업이익 3110만원을 기록했다. 일회성 비용 증가로 인해 이익이 더 줄었다. 지난해 금 열풍으로 수요가 늘고 거래량이 많아진 영향이 컸다. 특히 국내 금값이 국제 시세보다 높아지는 ‘김치 프리미엄’이 붙은 것이 실적 증대로 이어졌다. 김치 프리미엄은 지난해 한때 20%를 웃돌기도 했다. 금 매입가와 비교해 판매가가 크게 올랐다는 것으로, 더 많은 차익을 챙길 수 있었다는 뜻이다.
금 유통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한국금거래소도 지난해 반기 기준 매출이 전년 같은 기간 대비 곱절로 뛰었다. 금 거래소는 LS MnM과 고려아연 등 금 제련업체들로부터 공급받아 종로 귀금속 상가 등 소매상에게 팔아 차익을 남기는 구조로 운영된다. 매출 원가율 99%로 수수료가 박한 편이기에 많이 팔아 이익을 극대화하는 ‘박리다매’ 전략을 취한다.
사업다각화 일환으로 인수…적극 지원
삼성금거래소는 1945년 설립됐으며 호반그룹 계열사 호반프라퍼티가 2020년 인수했다. 대한전선과 언론사, 리조트, 골프장 등을 잇달아 사들이며 호반그룹이 ‘사업 다각화’를 본격적으로 추진하던 시기다. 김상열 호반그룹 전 회장의 장녀인 김윤혜 사장이 호반프라퍼티의 최대 주주다.
호반은 그룹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지원사격 중이다. 물 들어온 김에 노를 젓는 분위기다. 호반건설과 호반프라퍼티를 통해 유상증자 참여, 단기 대여를 통해 최근 3개월간 총 550억원을 지원했다. 이 자금으로 삼성금거래소는 국내 공급사 이외에 해외 업체 직수입까지 진행하며 더 많은 금 확보에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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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삼성금거래소의 성장 덕분에 호반그룹은 ‘본업’인 건설업 부진을 일부 상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호반그룹은 2023년 영업이익 5573억원(매출 8조1672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실적은 아직 공개되진 않았지만, 건설업 불황으로 그룹 영업익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금거래소가 그룹 영업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기존에 1%도 되지 않았지만, 2% 이상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오유교 기자 562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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