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규근 "때아닌 감세정책, 재정기반 약화"
조세개혁특위 구성
혁신당과 진보당, 기본소득당, 사회민주당 등 감세 정책 비판 나서
역대급 세수펑크 상황에서 주요 정당이 잇달아 감세 관련 법안을 내놓는 것에 대한 우려가 야권에서 나왔다. 구조적인 세수 부족 상황으로 치닫고 있는 상황에서 세제 전체를 구조적으로 검토, 해법을 마련하자는 것이다.
차규근 정책위의장 등 조국혁신당 의원은 27일 기자회견을 통해 "국회에 조세개혁특위를 구성해서 우리 국회가 자멸적인 감세 경쟁에서 벗어나 중장기적인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차 의원은 "최근 국회 일각에서 때아닌 감세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며 "지난 2년간 무려 87조2000억원에 달하는 세수부족사태가 벌어졌고, 올해도 세수 부족 상황이 벌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지금 감세 경쟁을 벌이는 것은 매우 부적합한 일"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소득세나 상속세나 개별 구체적인 내용을 보면 개선이 필요한 부분도 있을 수 있다"면서도 "각론에 빠져서 세금을 깎아주게 되면, 전체적으로는 그렇지 않아도 취약해진 재정 기반이 더욱 약화 되고 말 것"이라고 우려했다.
실제 국회 예산정책처가 최근 발간한 '장기재정전망'에 따르면 2025년 25조7000억원(국내총생산 GDP 1% 규모) 적자에서 2072년 488조3000억원(GDP 대비 11.6% 규모)으로 폭증할 것으로 내다봤다. 국세수입과 국세외수입을 아우르는 총수입의 경우 향후 0.8%씩 늘어나는 데 반해 총지출은 1.6%포인트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차 의장은 현재 재정 구조에 대해 "지속가능하지 않다"며 "게다가 저출생·고령화, 불평등과 양극화, 기후위기 등 우리가 지금 해결해야 할 중차대한 현안이 너무 많다는 점도 문제"라고 진단했다. 돈 쓸 곳은 갈수록 늘어난다는 것이다.
특히 그는 조기대선 가능성이 점쳐지는 상황에서 감세 주장이 쏟아지는 것을 두고서 "당장의 선거 때문에 졸속 감세 경쟁을 벌이는 것을 과연 미래를 위한 책임 있는 정치라고 할 수 있겠냐"며 "재정이 바닥나서 하고 싶고, 또 해야 할 일을 할 수 없게 된다면 세금 깎아주고 선거에 이겨서 뭐 하겠냐. 그러려고 집권하는 것은 아니지 않냐"고 비판했다.
이 문제와 관련해 차 의장은 여야 동수의 조세개혁특위 구성을 제안했다. 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전문위 등을 구성해 각각의 세목을 넘어서 조세개혁의 원칙과 연차별 조세부담율 목표 등을 개혁안을 마련하자는 것이다.
더불어민주당을 제외한 진보 성향의 야권에서는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중심으로 잇달아 감세 정책이 나오는 것에 우려를 드러냈다. 특히 상속세를 완화하기로 한 것과 관련해 이날 혁신당과 진보당·기본소득당·사회민주당 등은 시민단체와 함께 기자회견을 열었다.
윤종오 진보당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소득세 과표구간을 물가 상승에 따라 높이는 ‘소득세 물가연동제’를 주장하는데 이는 윤석열 정부의 감세 정책을 실행한 기획재정부조차 반기지 않는다"며 "민주당이 오래도록 '중산층과 서민의 당'을 표방해왔고, 이 대표는 얼마 전 '보편적 기본사회'를 천명했는데 이런 식의 감세를 주장하면 민주당의 지향을 실현하는 데 필요한 재원은 어디서 마련하겠느냐"고 비판했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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