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주차장 전기차 화재 막는다…습식 스프링클러 설치

'조기반응형' 헤드 설치
지하 내부 방화성능 강화
무인소방차·로봇 등 개발

앞으로는 전기차가 주차할 수 있는 지하주차장에 사각지대 없이 소방시설이 마련되고 화재 시 빠르게 작동할 수 있는 습식 스프링클러 설비가 설치된다.

27일 소방청은 관계부처가 참여하는 TF를 운영한 후 이같은 대응책을 담은 '지하주차장 전기차 화재안전 종합대책'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8월 인천 청라국제도시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화재가 발생해 약 38억원 상당의 재산피해가 발생하고 지하주차장에 전기차 출입을 금지하는 '전기차 포비아' 현상까지 늘고 있는 데 따른 조치다.

연합뉴스

TF는 전기차 화재 맞춤형 소방시설 설치기준을 마련했다. 모든 지하주차장에는 소화·경보설비를 설치하도록 기준을 개선했다. 특히 배관에 항상 물이 차 있어 화재 시 작동이 빠른 습식 스프링클러 설비를 설치한다. 전기차 충전구역에는 신속한 화재 감지를 위해 아날로그식 연기감지기를 설치하고, 스프링클러 헤드도 '조기반응형'으로 주차면 당 2개 이상 설치하도록 강화했다. 다만 현장 여건상 이같은 설치가 어려운 소규모 주차장 등에는 일부 예외가 가능하도록 했다.

기존 건축물에 대해서는 기설치된 소방 시설에 대한 점검을 강화한다. 또 소방관서가 화재안전 컨설팅을 통해 건물 관계자가 장기수선계획을 추진할 때 개선된 소방 시설이 설치될 수 있도록 유도할 예정이다.

화재 발생 이후에 대비해 내부 방화성능은 강화한다. 천장 가연물로 인한 연소 확대를 막기 위해 소화용 배관은 난연재료 이상 보온재를 설치하고, 지하주차장 내부 천장이나 벽·기둥 마감재의 방화 성능을 강화할 예정이다.

지하주차장 공간 특성상 화재 발생 시 소방 인력과 장비 진입이 어려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기업과도 협업한다. 소방청은 현대자동차와 협업을 통해 지하 대공간 화재 진압에 최적화된 무인 소방차량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이 밖에도 전기차 화재 대응을 위해 범부처 연구개발(R&D)을 추진한다. 현재 소방대원의 작업을 지원하는 센서와 로봇 개발을 위해 313억원을 투입했다.

홍영근 소방청 화재예방국장은 "개선과제를 지속적으로 점검하고 보완해 전기차 화재 안전과 더불어 지하주차장 전반에 대한 화재안전이 강화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영원 기자 forever@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