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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쓸 돈 많은데 비어버린 나라 곳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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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쓸 돈 많은데 비어버린 나라 곳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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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마디로 ‘엎친 데 덮친 격’이다. 올해 경제 상황이 녹록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잇따르는 가운데 지난해 12월 비상계엄 및 탄핵 정국에 따른 파장이 본격화하면서 실제로 최근 각종 경제 지표가 하향 흐름을 보이고 있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11일 올해 경제성장률을 기존 전망치 대비 0.4%포인트 낮춘 1.6%로 수정했다. 또 "내수와 수출 모두 낮은 증가세에 그치며 성장세가 둔화할 전망" "경제 성장세가 악화하면서 고용 증가세도 둔화할 것" 등의 암울한 진단을 쏟아냈다.


설상가상 나라 곳간은 구멍이 크게 났다. 2023년에 이어 지난해에도 무려 30조7816억원의 세금이 덜 걷혔다. 법인세가 예상 대비 19.5% 줄어든 62조5113억원에 그친 영향이 크다. 이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가 2023년 반도체 업황 악화로 적자를 내면서 법인세를 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기획재정부는 "반도체 경기가 상반기 이후 회복될 것으로 예상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당시 불어닥친 반도체 한파는 예상보다 더 극심했고, 정부 예측은 빗나갔다. 문제는 대표적인 사이클 업종인 반도체 기업에 의존하는 법인세 오차가 앞으로도 계속될 수 있단 점이다. 정부는 전망 예측도를 높이겠다고 했지만, 반도체 기업 임원조차 "사이클이 점차 빠르게 변해 당장 다음 분기를 내다보기 힘들다"고 토로할 정도로 반도체 산업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


과거 3~4년 주기로 오르내리던 사이클 주기가 짧아져 예측이 더 어려워진 상황이다. 게다가 우리나라가 주력하는 메모리 반도체 산업의 경우 특히 경기 변화에 예민하다. 요즘처럼 글로벌 불확실성이 높을 때는 변수가 많아질 수 있어 세수 예측도를 일정 수준 이상 높이기가 어렵다. 변화무쌍한 반도체 사이클에 따라 오르내리는 법인세로 인해 전체 예산이 계속 출렁댈 수 있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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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나라 곳간을 튼튼하게 하기 위해선 특정 기업과 산업에만 기대기보단 경제 펀더멘털(기초체력)을 견고하게 만들어야 한다. 한정된 파이만 바라보고 예측성을 높이는 데 힘을 쏟기보단 파이를 늘리는 근본적인 처방이 필요한 때다. 각 경제 주체가 활발히 뛸 수 있도록 규제 혁신과 투자 활성화에 힘쓰고, 이를 통해 창출된 성과가 곳간에 쌓이는 안정적인 기반을 조성할 필요가 있다. 이 과정에서 국내 산업 체질을 다양화하는 노력도 더해야 한다. 인공지능(AI)과 로봇 등 미래 먹거리를 두고 주요국 간 치열한 경쟁이 이미 시작된 만큼 국내 신산업 조성에 속도를 내야 할 시점이다.




세종=김평화 기자 peace@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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