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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만원 짜리 패딩만 잘 팔렸다"…'내수 한파' 패션4사 직격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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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패션업계가 일제히 부진한 실적 성적표를 받아든 것으로 나타났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지난해 영업이익이 286억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이익이 반토막 났고, 한섬은 영업이익이 634억원을 기록해 1000억원대의 수익성을 지키지 못했다.

고단가 제품들이 많이 팔려 패션업계 성수기로 꼽히는 4분기 실적이 악화한 것이 연간 실적 감소에 영향을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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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패션기업 실적 역성장
경기 부진 가성비 의류 중심 소비
SPA 브랜드 역대급 실적

지난해 패션업계가 일제히 부진한 실적 성적표를 받아든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 침체 여파로 소비자들이 쉽게 지갑을 열지 않은 데다 패션업계 성수기로 꼽히는 겨울 시즌 포근한 날씨로 인해 패딩 등 고가의 의류 소비를 미루면서다. 하지만 저렴한 SPA 브랜드들은 값싼 가격과 트렌디한 디자인을 내세워 구매를 이끌어냈다.


"5만원 짜리 패딩만 잘 팔렸다"…'내수 한파' 패션4사 직격탄 탑텐 다운필 로우넥 퀼팅 점퍼. 탑텐몰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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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패션업체 4곳(삼성물산패션·신세계인터내셔날·한섬·F&F)의 지난해 실적은 모두 전년 대비 역신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액과 영업이익 모두 하락한 것이다. 삼성물산 패션 부문이 유일하게 2조원대 매출을 유지했지만, 영업이익으로 전년 대비 200억원가량 줄어든 1700억원을 기록하며 12%가량 하락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과 한섬의 실적 하락 폭은 더 컸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지난해 영업이익이 286억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이익이 반토막 났고, 한섬은 영업이익이 634억원을 기록해 1000억원대의 수익성을 지키지 못했다. 고단가 제품들이 많이 팔려 패션업계 성수기로 꼽히는 4분기 실적이 악화한 것이 연간 실적 감소에 영향을 줬다. 통상임금 판결로 회계상 비용(퇴직 충당부채)이 늘어난 것도 한몫을 했다. 한섬의 4분기 매출액은 4357억원, 영업이익 209억원으로 2023년 4분기 대비 3%, 37% 줄어들었고, 신세계인터내셔날은 매출액으로 같은 기간 3% 감소한 3823억원, 영업이익은 3억원을 기록해 98% 급감했다.


"5만원 짜리 패딩만 잘 팔렸다"…'내수 한파' 패션4사 직격탄

패션업계는 실적 부진의 가장 큰 이유로 '이상기후'와 '내수 침체'를 꼽는다. 기온은 의류 소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지난해는 가을과 초겨울 날씨가 예상보다 포근해 간절기 의류와 아우터, 코트 등 고가의 제품이 제때 팔리지 않은 것이다. 12월 이후 본격적으로 추위가 찾아오면서 아우터 수요가 늘었지만, 겨울 신제품들이 이월상품으로 바뀌는 시기로 패션업체들은 할인된 가격에 제품을 판매한다.


지난해 경기 침체로 내수 시장이 얼어붙은 것도 연말 소비 악화로 이어졌다. 통계청의 ‘2024년 12월 및 연간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소매판매액지수는 전년 대비 2.2% 줄었다. 신용카드 대란이 있었던 2003년(-3.2%) 이후 가장 큰 감소 폭이다. 이는 의복이나 신발 같은 준내구재 부문이 3.7% 줄면서 감소세가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의복과 신발은 경기가 좋지 못할 때 가장 먼저 소비를 줄이는 품목으로 꼽힌다.


반면 가성비 의류를 생산하는 SPA(자기상표부착 유통방식) 브랜드들은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파악된다. 트렌드에 부합하는 의류들을 대형 패션업체들이 전개하는 브랜드들에 비해 저렴한 가격대로 구매할 수 있다는 점이 소비자들의 지갑을 열게 만든 것이다. 스파오는 지난해 매출액으로 6000억원을 기록해 2022년(4000억원) 대비 2년 만에 매출액이 2000억원이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탑텐은 9000억원 후반대의 매출을 기록해 1조 클럽 진입을 목전에 뒀다. 패션플랫폼 에이블리는 지난해 4분기 자라, 유니클로, 에잇세컨즈, 지오다노 등 SPA 브랜드들의 거래량이 100% 늘었다고 밝혔다. 특히 아우터의 판매량은 같은 기간 227%나 폭증한 것으로 집계됐다.


"5만원 짜리 패딩만 잘 팔렸다"…'내수 한파' 패션4사 직격탄 신세계백화점 본점 본관 4층 분더샵 매장에서 쇼핑하는 고객의 모습. 신세계백화점 제공.

패션업계는 침체된 실적에서 벗어나기 위해 반등의 발판을 마련하는 모습이다. 올해도 경기침체와 고환율이 예상되면서 경영 환경은 '가시밭길'에 가깝지만, 비용을 통제하고 수익성을 강화하는 등 강도 높은 비상 경영에 들어간 것으로 파악된다.


삼성물산 패션은 운영 브랜드들의 내실을 끌어올리는 데 집중한다. '이세이미야케'와 '르메르' 등 수요가 강한 신명품 브랜드는 물량을 점차 늘려나갈 계획이다. '자크뮈스'와 'CDG3'는 우량 유통점을 늘려 대표 주력 브랜드로 키우겠다는 방침이다. 빈폴, 에잇세컨즈, 구호 등 자체 브랜드의 상품 경쟁력을 끌어올려 중국, 동남아 등 해외시장에도 진출할 방침이다. 아울러 라이프스타일 분야로 신규 진출도 검토하고 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비상 경영계획을 수립하고 수익성 확보에 총력을 기울인다. 자체 브랜드 경쟁력 강화를 위해 '스튜디오 톰보이' '지컷' '보브' 세 브랜드에 대한 리브랜딩도 진행 중이다. 새로운 패션 트렌드에 맞는 콘셉트로 변화한다는 계획이다. 회사 관계자는 "뷰티 부문의 경우 자체 브랜드(스위스퍼펙션·연작·비디비치 등)의 글로벌화를 위해 힘쓸 것"이라며 "일본, 중국, 동남아 등 온라인 매장에 입점해 해외 시장으로 판매처를 확대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F&F는 중국의 소비 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아시아 주요 국가에서 디스커버리 판권을 따낸 F&F는 올해까지 디스커버리 중국 매장을 현재 5개에서 100개까지 확보할 계획이다. 겨울 아우터에 강점을 가진 브랜드인 만큼 하반기 들어 디스커버리 중국 매출은 빠른 증가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정부의 경기부양책에 대한 기대감이 확대되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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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섬은 재고 운영을 효율화해 비용을 줄이겠다는 계획이다. 브랜드 '시스템' '타임' 등을 통해 유럽 시장 공략에도 적극적으로 나설 방침이다. 새로운 매출처를 확보하기 위해 색조 화장품 출시에도 나선다.




이민지 기자 m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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