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과 미국 AI 갈등에 中 끼어들어
미 부통령와 중 부총리 참석 맞대결 예상
AI 혁신 앞세운 트럼프 정부와 갈등 불가피

10일(현지시간)부터 11일까지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AI 정상회담(AI Action Summit)은 무분별한 AI 개발 경쟁을 완화하기보다는 오히려 갈등의 분수령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 출범과 중국 딥식크(Deepseek) 충격 속에 미국과 다른 국가 간의 분열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예상이다. 공동선언이 나오지 못할 가능성도 크다.
AI 정상회담은 2023년 영국, 지난해 한국에 이어 다시 유럽에서 열린다. 세 번째 회의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주도한다.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의 연대를 통해 AI 개발과 안전에 대한 논의를 확산하려는 의도가 읽힌다.
회의의 핵심은 AI 개발을 주도하고 있는 미국과 AI 개발에 뒤졌지만, AI 안전에 주력하려던 유럽의 대결로 파악될 수 있다. 특히 AI 규제에 부정적인 트럼프 정부의 출범으로 인해 AI 안전에 대한 통일된 의견이 제시될 수 있을지도 의문이 커지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번 회의에서 AI 안전에 대한 구속력 있는 합의는 나오지 않을 전망이다. 마크롱 대통령이 "AI의 미국 서부 개척 시대가 될 수는 없다"고 주장했지만, 외교가에서는 미국이 공동성명에 동의할지 알 수 없다는 예상을 내놓고 있다.
오히려 미국과 중국의 AI 신경전이 벌어질 가능성이 크다. 미국에서는 이번 회의에 J.D. 밴스 부통령이, 중국에서는 장궈칭(張國?) 국무원 부총리가 특사 자격으로 참석한다. 중국은 2023년 영국에서 열린 첫 회의에는 과학기술부 차관을 보냈지만, 이번에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특별대표이자, 중앙 정치국 위원인 장 부총리를 보낸 것은 더 많은 목소리를 낼 것임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마침 중국 딥시크가 미국의 규제 속에서도 미국의 AI 주도권을 위협한 AI를 선보인 직후인 만큼, 중국 측의 의견을 반영하려 할 가능성이 크다. 특히 미국의 압박에 부정적인 국가들의 연합을 시도하며 AI 분열을 주도할 수도 있다.
미국 측의 의도는 샘 올트먼 오픈AI 대표가 회의에 앞서 프랑스 일간 르몽드에 실린 기고문을 통해 유럽연합(EU)이 AI 기술발전을 위한 환경 조성해야 한다고 압박한 것에도 파악할 수 있다. EU는 세계 최초로 포괄적 AI 규제법을 제정해 시행을 앞두고 있다. EU에 이어 한국도 AI 기본법을 제정하고 AI 육성과 안전에 대한 기준을 마련한 상태다. 심지어 이번 회의를 주도하는 마크롱 대통령도 프랑스의 적극적인 투자를 예고했다. 프랑스는 AI 스타트업 미스트랄(Mistral)이 선도적으로 AI 투자에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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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우리나라에서는 이번 회의에 유상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대표로 참석해 세계 두 번째로 제정한 AI기 본법 공유, 사회 모든 구성원을 대상으로 디지털 불평등을 해소하기 위한 디지털포용법 확산, ‘국제 AI안전연구소 네트워크’ 의장국 수임 제안을 할 예정이다. 국제 AI안전연구소 네트워크에 대해서도 미국이 동의할지는 불투명하다. 고학수 개인정보보호위원장, 김명주 AI안전연구소장 등 정부측 인사와 전경훈 삼성전자 최고기술책임자(CTO), 최수연 네이버 대표, 김유철 LG AI연구원 전략부문장 등도 이번 행사에 참석한다.
백종민 테크 스페셜리스트 cinqang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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