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환출자 구조 쌍방울, 그룹사 해체
광림→쌍방울로 이어지는 구조 깨져
"각 사별 주주가치 우선에 둔 책임경영할 것"
대북 송금 사건에 연루된 쌍방울그룹이 해체를 선언하고 회사별 독자 경영 체제에 들어간다고 4일 밝혔다.
쌍방울그룹의 지배구조는 쌍방울을 중심으로 순환출자 고리가 형성됐다. 쌍방울→비비안→디모아→아이오케이→제이준코스메틱→광림→쌍방울 구조로 쌍방울 그룹은 이러한 구조를 깨고 계열사들이 독립된 시스템을 확보해 독자 경영을 이어간다는 설명이다.
앞서 쌍방울그룹은 계열사인 쌍방울 매각도 진행했다. 쌍방울 최대 주주인 광림은 정운호 네이처리퍼블릭 회장의 개인 회사인 세계프라임개발로 지분을 전량 매각했다.
광림이 보유하고 있는 비비안 지분도 쌍방울에 매각했다. 전일 공시를 보면 광림이 보유한 비비안 지분 114만6340주를 쌍방울에 모조리 매각했다. 이로써 광림에서 쌍방울로 이어지는 순환출자 구조는 해소된 상태다.
회사 관계자는 "주력기업인 쌍방울의 최대 주주가 변경되면서 과거 정체성을 완전히 탈피하고 독자적인 행보를 이어갈 것을 대내외에 선언한 것"이라며 "각사들은 앞으로 제각기 살아갈 길을 찾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쌍방울 사명은 TRY(트라이)로 변경된다. 쌍방울은 지난달 25일 서울 중구 신당동 소재 본사 사옥 외부 구조물을 '쌍방울그룹'에서 '쌍방울'로 시공 변경해 모든 명칭을 제거했다. 향후 쌍방울은 패션과 뷰티를 아우르는 기업으로 성장해 나갈 방침이다.
관계사인 광림, 엔에스이엔엠 등도 독자 경영을 진행할 방침이다. 회사별로 제품 강화, 유통 확대, 사업 다각화를 통해 브랜드 정립과 전략적 변화를 진행한다. 광림의 경우 해외시장 공략에 적극적으로 나설 방침이다. 광림은 이동식 크레인, 특장차 전문기업으로 러시아 유압크레인 시장점유율 회복과 글로벌 특장차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해외 판로 확대, 신규 지역 개발에 주력할 계획이다.
종합 엔터테인먼트 기업 엔에스이엔엠도 글로벌 콘텐츠 기획과 제작을 통해 음악, 영화, 드라마, 광고 등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강화해 나가겠다는 계획이다. 혼합현실(XR), 뉴미디어 관련 신사업 개발을 통해 혁신적 콘텐츠를 기반으로 기업의 미래성장 동력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회사 관계자는 "유통망 확대 및 전 세계의 다양한 소비자를 확보하기 위해 성장 가능성이 높은 신규 전략 국가를 계속 물색할 것"이라며 "고객과 주주가치를 우선에 둔 책임경영을 펼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상장사인 쌍방울과 광림은 김성태 전 쌍방울 그룹 회장의 횡령 배임 혐의로 2년 넘게 거래정지된 상태다.
이민지 기자 ming@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