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지원 대가로 희토류 원해"
EU도 2013년부터 공동개발 희망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지원의 대가로 희토류 제공을 원한다고 밝히면서 공동 자원개발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옛 소련시대부터 유럽 최대 우라늄 산지로 유명했으며 최근 대규모 희토류 광맥도 발견되면서 미국뿐만 아니라 유럽연합(EU)에서도 자원개발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다만 주요 희토류 광맥이 위치한 지역들이 동부와 남부 전선지대에 걸쳐있어 본격적인 자원탐사와 개발은 휴전 이후에나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트럼프 "우크라 지원보장 대신 희토류 제공 원해"
트럼프 대통령은 3일(현지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우크라이나에는 매우 귀중한 희토류가 있다. 우리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을 보장하고 대신 우크라이나로부터 희토류 등을 제공받는 거래를 검토 중"이라며 "우크라이나 또한 이와 같은 협정 체결에 호의적"이라고 밝혔다.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지원을 이어가는 대신 우크라이나에 매장된 희토류 개발권 등을 대가로 요구하겠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뿐만 아니라 미국 정계 안팎에서는 우크라이나에 매장 희토류 광물을 확보해야 한다는 의견이 지난해부터 제기돼왔다. CNN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미국 공화당의 린지 그레이엄 미국 상원의원은 "우크라이나는 흑연과 우라늄, 티타늄, 리튬 등 매장량이 상당하다"며 "우크라이나가 미국과 자원추출 협정을 체결토록 지원하는 건 국익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 정부도 트럼프 행정부가 들어서기 전에 앞서 미국 정부에 희토류 및 주요 광물에 대한 협정을 제안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타임스(NYT)는 "우크라이나 정부는 조 바이든 행정부에 먼저 광물 채굴 및 가공 협력을 위한 협정 체결을 제안했다가 이후 트럼프 행정부로의 교체가 예상되자 협정 서명을 연기했다"며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그와 직접 협정을 맺고자 기다린 것"이라고 전했다.
EU서 2013년부터 자원개발 접촉…리튬·티타늄·우라늄 노다지
우크라이나에 매장된 희토류는 유럽 최대 규모다. 워싱턴포스트(WP)는 우크라이나 동부와 남부지역에 12조달러(약 1경7500조원) 규모의 막대한 양의 희토류가 매장돼있다고 분석했다. 우크라이나는 희토류뿐만 아니라 유럽 최대 우라늄 광산지대를 보유하고 있으며, 철광석과 흑연의 주요 산지로 유명하다.
소련 해체 이후에는 EU에서 우크라이나의 희토류 광맥에 큰 관심을 보였다. 2013년부터 EU는 중국산 희토류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자 우크라이나와 공동 광산개발에 나서려고 접촉했는데, 2014년 러시아가 크림반도를 강제 병합하면서 협력사업이 대거 취소됐다. EU에서는 2021년 다시 우크라이나와 희토류 및 석유, 천연가스 개발에 나서고자 했으나 2022년 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하면서 협력사업은 다시금 좌절됐다.
트럼프 행정부가 추진하려는 우크라이나와의 희토류 공동개발도 러시아의 방해가 가장 큰 장애물이 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NYT는 "우크라이나에 대규모 희토류가 매장돼있긴 하지만, 채산성 등을 따지려면 현지탐사가 많이 이뤄져야 하는데 광맥 대부분이 전선지대에 있다"며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주에 있는 대형 리튬 매장지의 경우에도 10㎞ 밖에서 러시아군과 교전이 계속 벌어지고 있어 탐사가 거의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