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언론 "이시바, 트럼프에 방위비 증액 설명할 듯"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 간 첫 정상회담이 2월7일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릴 예정이라고 아사히신문과 교도통신 등이 30일 보도했다.
양국 정부는 그동안 2월 초중순에 회담을 개최하는 방안을 조율해왔으며, 이날 처음 회담 날짜가 확정됐다.
아사히는 회담에서 이시바 총리는 중국을 염두에 두고 '자유롭고 열린 인도·태평양'의 실현을 위한 미·일 양국의 지도력 강화를 강조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또한 일본은 동맹국으로서 미국과 책임을 공유하며 일정한 역할을 할 의지를 나타낼 방침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 인상과 방위비 증액을 요구할 가능성에 대비해 일본 기업의 미국 내 고용 창출과 국내총생산(GDP) 대비 방위비 인상 계획을 설명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회담에서 미·일 동맹 강화를 비롯해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와 같은 경제 문제가 논의될 것으로 교도통신은 예상했다. 아울러 양국 정상이 중국 외에도 북한의 핵과 탄도미사일 문제를 논의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이시바 총리는 일본이 최대 대미 투자국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포괄적인 대미 투자 계획을 제시할 가능성도 있다. 또 일본에서는 미국산 액화천연가스(LNG) 수입 확대 필요성도 언급되고 있다.
앞서 이시바 총리는 도쿄에서 열린 심포지엄에서 미·일 정상회담을 가능한 한 빨리 실현하고 싶다는 의욕을 보였으며 "공고한 신뢰 협력 관계를 구축하고 미·일 동맹을 한 단계 더 높은 수준으로 끌어올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일본 정부 대변인인 하야시 요시마사 관방장관은 이날 회담 일정에 대해 구체적인 날짜가 결정된 것은 아니며, 양국 일정에 맞춰 조정 중이라고 밝혔다.
이시바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승리 이후 작년 11월 남미 순방에 맞춰 미국에서 회동을 시도했으나 트럼프 대통령 측에서 만남이 어렵다는 입장을 전달받아 회동은 성사되지 않았다.
그러나 지난해 12월 트럼프 대통령과 가까운 관계를 유지하던 아베 신조 전 총리의 부인 아베 아키에 여사가 미국을 방문하고, 일본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과의 만남 후 분위기가 변화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시바 총리와의 조기 회동 가능성을 언급했으며, 일본 내에서는 회담을 트럼프 대통령 취임 전에 열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이시바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정식 회담이 더 성과를 낼 수 있다고 판단해 회담 시기를 2월 초중순으로 조율했다고 전해졌다.
이에 이와야 다케시 일본 외무상은 이달 20일 워싱턴D.C.에서 개최된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 참석을 계기로 미국에서 마코 루비오 신임 미국 국무부 장관 등과 만나 정상회담 개최를 위한 사전 정지 작업을 진행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시바 총리는 지난 29일 워싱턴D.C. 인근 공항에서 여객기와 군용 헬기 충돌 사고와 관련해 "충격적인 소식에 매우 가슴이 아프다"며 "피해를 본 분들께 진심으로 애도의 뜻을 표한다"고 밝혔다.
김희윤 기자 film4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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