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침대서 꼼짝 못했는디, 이제 하루 600걸음씩 걸어유" [내 집을 시니어하우스로]

시계아이콘01분 23초 소요
언어변환 숏뉴스
숏 뉴스 AI 요약 기술은 핵심만 전달합니다. 전체 내용의 이해를 위해 기사 본문을 확인해주세요.

불러오는 중...

닫기
뉴스듣기

[5-2]"시골집 다니는 미니보건소 덕에 일어났슈"

지역 내 돌봄 필요한 노인들 집으로
간호사·영양사·물리치료사 등 한조로
'돌봄스테이션' 차량으로 이동

"침대서 꼼짝 못했는디, 이제 하루 600걸음씩 걸어유" [내 집을 시니어하우스로] ▲재택 의료 서비스를 받는 정학영, 김수남 부부가 지난해 11월 4일 노후 생활중인 충북 진천군 자택에서 사진촬영 하고 있다. 강진형 기자
AD

'돌봄스테이션'이라는 스티커가 붙어있는 자동차가 멈춰 선 곳은 충북 진천 장군산 자락에 있는 이층집 앞이었다. 차에서 간호사 1명, 영양사 1명, 물리치료사 1명이 차례대로 내렸다. 익숙한 듯 정학영 할아버지(78)가 반갑게 이들을 맞았다. 집 마당의 감나무에 소담스럽게 감이 익어가던 지난해 11월 4일 오후였다.


돌봄스테이션은 시골 구석구석을 찾아가는 '미니보건소'다. 집에 사는 어르신들을 보살피기 위해 진천군청과 진천중앙제일병원이 함께 운영한다. 노인들의 의료와 돌봄 서비스를 챙기는 게 이들의 임무다. 시골집들은 여기저기 흩어져 있어서 한번 이동할 때마다 30분은 족히 걸린다. 정학영 할아버지네는 이들이 이날 방문한 세 번째 집이다.


"침대서 꼼짝 못했는디, 이제 하루 600걸음씩 걸어유" [내 집을 시니어하우스로]

간호사·영양사·물리치료사까지 태운 자동차
"침대서 꼼짝 못했는디, 이제 하루 600걸음씩 걸어유" [내 집을 시니어하우스로] 충북 진천군 ‘돌봄스테이션’ 소속 의료진이 지난해 11월 4일 차량으로 이동할 준비를 하고 있다. 강진형 기자

정 할아버지의 부인인 김수남 할머니(76)도 자식처럼 이들을 반겼다. "애덜 아부지가 석 달 전만 해도 산송장이나 다름없었재. 그런데 이젠 저래 살아나서 앉아 있고, 걸을 수도 있으니께 감사할 따름이여."


할아버지는 지난해 봄에 쓰러졌다. 할머니가 혈액암에 걸렸다는 사실을 알고 충격을 받았다. 할머니가 청주의 충북대학교 병원에 항암치료를 받으러 갔을 때 할아버지는 우울증을 앓았다. "그땐 침대에서 꼼짝도 않고 누워 있었어. 하루에 몇번씩이나 죽고 싶다는 생각뿐이었지."


정 할아버지가 기력을 찾은 건, 돌봄스테이션 자동차가 처음 방문한 8월부터였다. 첫날은 신경외과 의사가 왔다. "다리가 완전히 마비된 상태가 아니라서 재활운동을 해야 한다. 우울증 약도 처방하겠다"고 했다. 이후 물리치료사가 일주일에 한 번씩 들렀다. 치료사는 할아버지의 근력 강화 운동을 도왔다. 할아버지는 "이제는 방에서 하루에 600걸음은 걷는다"며 "내가 걸을 수 있다는 걸 확인하니까 기분도 나아졌다"고 했다.


"침대서 꼼짝 못했는디, 이제 하루 600걸음씩 걸어유" [내 집을 시니어하우스로] 통합돌봄 방문 보건 의료 서비스를 받고 있는 정학영 할아버지가 지난해 11월 4일 충북 진천군 자택에서 의료진과 함께 이동하고 있다. 강진형 기자

"선생님들 오고나서 대번 달라지더라고"

몸져 누워있던 동안 할아버지를 괴롭혔던 왼쪽 엉덩이의 욕창도 호전됐지만 완쾌되려면 무엇보다 영양 섭취가 중요하다. 김하늘 영양사는 "욕창은 치료만 한다고 좋아지는 게 아니라 영양상태를 신경써야 한다"며 "영양식 도시락을 챙겨드렸고, 단백질이 풍부한 식품을 드시도록 영양교육을 해드렸다"고 전했다.


"저 선생님들이 와서 치료를 해주니까 대번 달라지더라고. 임자, 고무줄 좀 이리 줘보시게." 다리운동 밴드를 찾는 할아버지 목소리가 카랑카랑해졌다. 돌봄스테이션과 연이 닿은 건 큰 아들이 할아버지의 장기요양등급 신청을 하려고 면사무소에 전화하면서다. 당시 면사무소 공무원은 "장기요양등급이 없으셔도 당장 돌봄이 필요한 상태라면 도움을 드릴 수 있다"고 했다.


"침대서 꼼짝 못했는디, 이제 하루 600걸음씩 걸어유" [내 집을 시니어하우스로] 정학영 할아버지가 지난해 11월 4일 충북 진천군 자택 거실에 마련된 의료용 침대에 누워 재활 운동을 하고 있다. 강진형 기자

진천군은 정 할아버지처럼 75세 이상인 거동이 불편한 노인을 통합돌봄 대상자로 분류한다. 통합돌봄 대상자는 지난해 12월 기준 총 813명이다. 통합 돌봄서비스는 경제적 수준에 따라 비용을 매긴다. 정 할아버지 같은 경제력 있는 노인들은 전체의 10~20%를 부담한다. 재활운동 서비스는 8회에 1만원이다. 영양식은 올해까지 무료지만, 내년부터 10%(1끼당 750원)씩 내야 한다.


AD

이재철 진천군 통합돌봄주무관은 "돌봄스테이션팀이 권유해서 할아버지 댁에 화장실에 미끄럼 방지패드를 깔고 손잡이까지 설치해 드렸다"며 "정 할아버지처럼 거동이 불편하신 분 어르신께는 진료 뿐만 아니라 필요한 집 수리까지 맡는 게 통합돌봄의 핵심"이라고 했다.


"침대서 꼼짝 못했는디, 이제 하루 600걸음씩 걸어유" [내 집을 시니어하우스로]



진천=심나영 차장(팀장) sny@asiae.co.kr
박유진 기자 genie@asiae.co.kr
강진형 기자 aymsdream@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5.12.1510:17
    "눈에 띄게 달라졌다" 36억 투입해 '자동화·자원화' 확 달라진 도축장⑤
    "눈에 띄게 달라졌다" 36억 투입해 '자동화·자원화' 확 달라진 도축장⑤

    정부가 추진해 온 자유무역협정(FTA) 국내보완대책이 도축·가공 현장의 체질 개선으로 이어지고 있다. 부산·경남권의 핵심 거점인 부경양돈협동조합 통합부경축산물공판장과 대전·충남권의 대전충남양돈농협 산하 포크빌축산물공판장은 시설 현대화를 통해 생산성과 위생, 환경 성과를 동시에 끌어올리며 국내 축산물 경쟁력 강화의 실증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수입 축산물과의 경쟁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공판장의 역할이 단순

  • 25.12.1209:58
    '똥값의 역전'…70억 투입하자 악취 나던 분뇨가 돈이 됐다 ④
    '똥값의 역전'…70억 투입하자 악취 나던 분뇨가 돈이 됐다 ④

    정부가 추진해 온 자유무역협정(FTA) 국내보완대책이 제주 축산 현장에서 실질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제주 한라산바이오는 그 대표적인 사례로, 가축분뇨를 재생에너지와 비료로 전환하며 지역 축산업의 환경 기반을 바꾼 시설로 꼽힌다. 제주에서는 약 55만~60만마리의 돼지가 사육되며 하루 2500t 가까운 분뇨가 발생하는데, 한라산바이오는 이를 안정적으로 처리하고 자원화하는 데 핵심 역할을 하고 있다. 현장에서는 "분뇨가

  • 25.12.1108:51
    멀쩡한 사과 보더니 "이건 썩은 거예요" 장담…진짜 잘라보니 '휘둥그레' 비결은?③
    멀쩡한 사과 보더니 "이건 썩은 거예요" 장담…진짜 잘라보니 '휘둥그레' 비결은?③

    "자유무역협정(FTA) 국내 보완대책을 통해 설립된 '충주 거점 산지유통센터(APC)'는 단양과 제천, 음성, 괴산 등 충북 북부권에 위치한 농가 650곳에서 생산한 사과를 세척·선별·포장·출하하는 과실 전문 APC입니다. 생산단계부터 관리하고 사과 브랜드화를 통해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또 저온저장고와 선별기 등을 통해 비용을 줄여 농가엔 더 큰 수익을, 소비자들에겐 품질 좋은 사과를 안정적으로 공급하고 있습니다.

  • 25.12.1010:18
    고품질 韓 조사료 키워 사료비·수입의존도↓ ②
    고품질 韓 조사료 키워 사료비·수입의존도↓ ②

    59개 국가와의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이후 축산농가의 부담을 줄이고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정부의 국내보완대책 가운데 하나가 '조사료생산기반확충 사업'이다. 조사료는 볏짚이나 목초 등 거친 섬유질 위주의 사료로, 이 사업을 통해 국산 조사료의 생산·유통·가공 기반을 갖춘 지역 단위 가공·유통센터가 확충되면서 국산 조사료 품질과 시장 신뢰도가 눈에 띄게 개선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전북 김제에 위치한 전주김제

  • 25.12.0909:11
    "1인당 3500만원까지 받는다"…'직접 지원'한다는 FTA국내보완책①
    "1인당 3500만원까지 받는다"…'직접 지원'한다는 FTA국내보완책①

    올해 3분기 기준 한국은 22개의 자유무역협정(FTA) 발효를 통해 59개 국가와 FTA를 활용한 무역에 나서고 있다. 한국의 첫 FTA인 한-칠레 FTA가 발효된 2004년 4월 이후 약 21년 5개월 만의 성과다. 정부는 현재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 85% 수준인 FTA 네트워크를 글로벌 1위인 90%까지 더 넓고 촘촘하게 확충할 방침이다. FTA 네트워크 확대에 따라 한국의 수출 시장이 넓어진 만큼 수출액도 2004년 2538억달러에서 2024년 6836

  • 25.12.0607:30
    한국인 참전자 사망 확인된 '국제의용군'…어떤 조직일까
    한국인 참전자 사망 확인된 '국제의용군'…어떤 조직일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이현우 기자 우크라이나 전쟁에 참전했다가 사망한 한국인의 장례식이 최근 우크라이나 키이우에서 열린 가운데, 우리 정부도 해당 사실을 공식 확인했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매체 등에서 우크라이나 측 국제의용군에 참여한 한국인이 존재하고 사망자도 발생했다는 보도가 그간 이어져 왔지만, 정부가 이를 공식적으로 확

  • 25.12.0513:09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 출연 :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12월 4일) "계엄 1년, 거대 두 정당 적대적 공생하고 있어""장동혁 변화 임계점은 1월 중순. 출마자들 가만있지 않을 것""당원 게시판 논란 조사, 장동혁 대표가 철회해야""100% 국민경선으로 지방선거 후보 뽑자" 소종섭 : 김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김용태 :

  • 25.12.0415:35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2월 3일) 소종섭 : 국민의힘에서 계엄 1년 맞이해서 메시지들이 나왔는데 국민이 보기에는 좀 헷갈릴 것 같아요. 장동혁 대표는 계엄은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것이었다고 계엄을 옹호하는 듯한 메시지를 냈습니다. 반면 송원석 원내대표는 진심으로

  • 25.12.0309:48
    조응천 "국힘 이해 안 가, 민주당 분화 중"
    조응천 "국힘 이해 안 가, 민주당 분화 중"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조응천 전 국회의원(12월 1일) 소종섭 : 오늘은 조응천 전 국회의원 모시고 여러 가지 이슈에 대해서 솔직 토크 진행하겠습니다. 조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요즘 어떻게 지내시나요? 조응천 : 지금 기득권 양당들이 매일매일 벌이는 저 기행들을 보면 무척 힘들어요. 지켜보는 것

  • 25.11.2709:34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1월 24일)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에 출연한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은 "장동혁 대표의 메시지는 호소력에 한계가 분명해 변화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또한 "이대로라면 연말 연초에 내부에서 장 대표에 대한 문제제기가 불거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동훈 전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