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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무당이시여, 올해 내 팔자를 알려줘 [AI오답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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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실패를 살펴보는 것은 성공으로 가는 지름길입니다.

'AI오답노트'는 AI와 관련한 제품과 서비스, 기업, 인물의 실패 사례를 탐구합니다.

사주명리학자들은 오랜 시간 동안 특정 사주를 가진 사람들의 삶을 관찰하고 기록했고, 그들은 데이터를 바탕으로 한 사람의 미래를 예측해 왔다고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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⑮ 매년 초 사주·운세·관상 서비스 인기
계엄 과정서 '보살·법사' 등장 더 화제
'AI운세·AI무당'도 덩달아 높은 인기
불안 현실 달래는 본질적 기능은 같아

편집자주실패를 살펴보는 것은 성공으로 가는 지름길입니다. 'AI오답노트'는 AI와 관련한 제품과 서비스, 기업, 인물의 실패 사례를 탐구합니다.

새해가 되면 붐비는 세 곳이 있습니다.

“올해는 살 빼야지!” 헬스장,

“어학 공부 제대로 해야지!” 어학원,

“한 달에 3권은 읽어야지!” 책방.


여기서 더 추가해야 할 곳이 있습니다.

“올해 내 운세는 어떨까?”

점집입니다.


'건진법사'·'안산보살' 덕분(?)에 점집은 초대목
AI무당이시여, 올해 내 팔자를 알려줘 [AI오답노트] 금속 느낌이 나는 로봇팔이 붓을 쥐고 글씨를 쓰고 있다. 주변에는 쌀과 팥 등 무속과 관련한 물건들이 놓여있다. 챗GPT(DALL E·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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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연휴를 맞아 신년 운세·사주·관상에 대한 관심이 늘어납니다. 올해는 예년보다 더합니다. 12·3 계엄 사태 영향이죠. 이번 사건에 연루된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은 '안산보살', 전성배씨는 '건진법사'라는 이름으로 활동해 왔습니다. 거의 모든 매체에 ‘보살’, ‘법사’라는 단어가 오르내리니, 국민의 관심도 한층 높아질 수밖에요.


원래 붐볐던 유명 점집이나 사주 카페는 예약이 폭주하고, 온라인 운세 사이트마저 접속자가 늘어나죠. 단골들이 “왜 이렇게 예약이 어렵냐”며 항의하는 경우도 잦아졌다고 하네요.


최근에는 새로운 운세 서비스도 인기를 누리고 있습니다. 'AI 운세' 입니다.


어느 정도냐면 큰돈이 몰릴 정도입니다. 스타트업 분석 플랫폼 ‘혁신의숲’에 따르면, 운세·사주팔자 플랫폼에 투자한 국내 주요 벤처캐피털(VC)이 수두룩합니다. 캡스톤파트너스, 빅베이슨캐피탈, 카카오게임즈, 카카오벤처스, 매쉬업벤처스를 비롯한 VC들은 한 업체에 85억원을 투자했죠. 본엔젤스, 스프링캠프, 알토스벤처스 등도 관련 서비스 플랫폼에 자금을 대고 있습니다.


AI 운세·사주에서는 사용자가 생년월일, 태어난 시간, 이름, 성별 등을 입력하면 AI가 운세를 풀이해주죠. 심지어 MBTI나 혈액형까지 분석해 더 정교한 운세를 제공하는 서비스도 있습니다.


얼굴 사진을 업로드하면 축적된 이미지 데이터를 분석해 관상을 봐줍니다. 'AI 관상' 서비스죠. 이미지 처리 기술이 발달하면서, AI 관상은 기업·경영계로도 진출할 분위기입니다. "단 한 장의 얼굴 사진을 AI로 분석해, 성격을 파악하고 학업 성적이나 직업적 성과를 예측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습니다.


예일대학교·펜실베이니아대학교·라이히만대학교·인디애나대학교 연구팀은 링크드인과 미국 주요 경영대학원(MBA) 프로그램의 사진 디렉토리에서 졸업생 9만6000명의 사진을 추출했습니다. 그리고 성격 특성을 나누고 분석했죠. 이후 해당 성격 특성과 졸업생의 성적, 고용 현황, 직장에서의 성과 그리고 성격과 성공 간의 상관관계를 살폈습니다. 컴퓨터 비전과 AI 자연어 처리 기술이 사용됐죠.


머신러닝·첨단기술로 무장한 'AI무당'…더 용할까?
AI무당이시여, 올해 내 팔자를 알려줘 [AI오답노트] 부적과 팥, 못이 박힌 허수아비 등 무속과 관련한 상징물들이 놓여있다. 게티이미지뱅크

최첨단 기술 용어가 사용되면, 뭔가 과학적이고 정확할 거 같은 생각이 듭니다. ‘AI무당’은 과연 ‘OO동 대박보살’보다 더 용할까요? 답은 ‘알 수 없다’ 일 겁니다.


AI무당과 대박보살은 사실 비슷한 원리로 답을 내놓거든요.


사주는 일명 '조상님의 빅데이터'라고 합니다. 수천 년간 축적된 '운명의 통계학'이라는 주장입니다. 사주명리학자들은 오랜 시간 동안 특정 사주를 가진 사람들의 삶을 관찰하고 기록했고, 그들은 데이터를 바탕으로 한 사람의 미래를 예측해 왔다고 볼 수 있습니다.


AI무당도 마찬가지입니다. 거대언어모델(LLM) 기술에 기반해 수많은 사주 해석과 운세 데이터를 학습한 겁니다. AI관상의 경우도 수많은 얼굴 이미지와 그에 따른 해석을 학습해 패턴을 찾아냈죠.


대박보살이든 AI무당이든, 그들의 대답은 과거의 데이터로 미래를 예측하는 귀납적 추론에 불과합니다. '과거에 그랬다고 해서, 미래에도 반드시 그러할 것'이란 기대는 종종, 또는 쉽게 무너집니다.


그러면 왜 AI무당을 찾아갈까 : 불안하기 때문에
AI무당이시여, 올해 내 팔자를 알려줘 [AI오답노트] 한복을 입은 사람이 노란 부적 종이에 붉은색 글씨를 쓰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AI 사주 서비스에 대한 만족도가 높다는 사실은 일부 확인이 됩니다. 그러나 그게 ‘AI가 내 운세와 미래를 정확히 예측했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만족도가 높다’를 ‘정확하다’로 오해해선 안 됩니다. 운세·사주 서비스의 만족도는 조금 다르게 생각해야 합니다.


사람들은 왜 그토록 사주와 운세에 매달리는 걸까요?


불안하기 때문입니다.


취업난, 자영업 줄폐업, 저출산, 고령화, 노인 빈곤, 차별과 혐오.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현실입니다. 현실이 불안할수록 사람은 한 치 앞이라도 알고 싶어합니다.


내심 미래를 예측한다는 것이 비과학적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우리가 운세를 보는 이유죠. 불확실한 미래 앞에서 작은 힌트라도 얻고 싶은 심리가 작용하는 겁니다.


그런 점에서 사주와 운세를 본다는 건, 나의 깊은 불안을 달래는 행위입니다. 운세가 좋든 나쁘든, 일단 확인하면 불안은 줄어들 여지가 생깁니다. 만족스러운 겁니다. 특히 AI를 통한 사주의 특징 중 하나는 '빠르고 간편하다'는 것이죠. 만족감도 빠르고 간편하게 옵니다.


미래는 예측할 수 없다, 만들어 나갈 뿐이다
AI무당이시여, 올해 내 팔자를 알려줘 [AI오답노트] 제16대 미국 대통령 에이브러햄 링컨의 사진. "미래는 예측하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가는 것이다"라는 말을 남긴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그가 이 말을 실제로 했는지는 불명확하다. 경영학의 창시자 피터 드러커가 이 말을 처음 했다는 주장도 있다. 미 의회 도서관

오직 분명한 것은 AI무당이든, 대박보살이든, 그 누구도 우리의 미래를 정확히 예측할 수는 없다는 점입니다.


AI로 인간의 미래를 예측하고자 평생을 바친 연구자조차, 그러한 접근을 경계합니다. 덴마크 공대·코펜하겐대 공동연구팀은 한 사람이 축적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잔여 수명과 성격 등 앞으로의 삶을 예측할 수 있는 AI 모델 '라이프 투 벡(Life2vec)'을 개발했습니다.


이 연구를 주도한 수네 레만 덴마크 공대 사회데이터과학과 교수는 "이 모델을 실생활에서 사용하고자 한다면, AI가 내놓은 예측 결과가 인간의 선입견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하는 규제도 같이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예측의 '자기충족적 예언(self-fulfilling prophecy: 어떤 사람·현상에 대한 믿음이 행동에 영향을 미쳐, 결국 그 믿음이 현실이 되는 현상)'을 경계한 것이죠. 연구진은 AI가 예측한 결과를 학술용, 참고용으로만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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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여 이번 설 연휴에 운세를 보신다면, 그 결과에 자만하지도 낙담하지도 않으시길 바랍니다. "미래는 예측하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가는 것(The best way to predict the future is to create it.)"이라는 말도 있거든요.

다음 연재 예고
(16) 원숭이 VS 사람의 주식대결 그리고 AI
(17) 수학에는 낙제점이었던 AI의 대부



김동표 기자 letmein@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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