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상체계·지배구조 모범관행, 업계 표준내부통제기준 마련
"모범관행, 내년 1분기 시범운영…내부통제기준, 내년 7월시행"
금융위원회가 보험회사 경영진 보상체계, 지배구조 등에 관한 모범관행을 만들어 내년 1분기부터 이를 시범 적용한다. 보험권 표준 내부통제기준도 마련해 내년 7월부터 시행한다. 향후 보험사 경영실태평가(RAAS)에 모범관행 이행 수준을 반영할 가능성도 열어뒀다. 경영진 성과보수 규모는 물론 최고경영자(CEO) 경영승계, 사외이사 지원 체계, 임원 및 준법감시인의 내부통제 역할 의무 등을 전방위적으로 부여해 단기 실적 위주 경영 방식을 장기 경영으로 바꾼다는 방침이다.
금융위는 금융감독원과 함께 지난 21일 김소영 금융위 부위원장 주재로 개최한 제6차 보험개혁회의에서 성과체계 개편 등 보험사 장기 경영 유도 방안을 논의해 모범관행을 만들었다고 23일 밝혔다. 회의 실무반에는 학계·유관기관·연구기관·보험사·보험협회 등이 참여했다.
금융위는 보험상품 만기가 초장기인 만큼 장기 경영 체계가 갖춰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진단했다. 보험사들 보상 체계가 장기 경영 성과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해 단기 성과 창출에 집중하는 경영 방식이 확대되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금융위는 실무반 협의를 통해 성과 체계 개편 방안 등을 마련했다고 알렸다. 금융업권 최초로 국제권고기준에 부합하는 '보험사 경영진 보상체계 모범관행'을 마련한다고 했다.
보상체계 모범관행은 보수체계, 성과평가체계, 공시 부문으로 구성한다. 지배구조법상 의무사항은 구체화된 모범사례를 제시하고, 국제기준 등에 근거한 권고사항은 원칙 중심으로 규정한다.
우선 보수체계의 고정급-변동급 비율을 균형 있게 구성하고, 건전성 수준을 고려해 회사별 성과보수 규모를 설정하도록 한다. 변동급 중 비현금자산 비중을 확대하고 보수 이연제도 등이 실효성 있게 작동하도록 이연보수 조정기준을 명확하게 마련하도록 한다.
성과평가체계에서는 임원 직무 특성 등을 고려해 시스템을 마련하도록 한다. 기업의 장기성장을 유도하기 위해 규제준수, 소비자 보호 등 비재무적 지표 비중을 늘린다. 공시체계에서는 성과평가 산정기준, 이연보수 조정정책 등을 공시하도록 한다. 해당 정책을 바꿀 경우 변경 사유 등도 보수체계 연차보고서에 공시토록 한다.
금융위는 올해 준비기간과 내년 1분기 시범운영기간 이후 모범관행을 구체화하고 모범관행 이행 수준을 RAAS에 반영할지 여부를 결정할지 검토할 계획이라고 했다.
금융위는 보험사 지배구조 개선, 표준내부통제기준 마련 방안 등에 관한 모범관행과 기준도 마련한다고 했다. 지배구조 모범관행도 성과체계 관행과 마찬가지로 올해 준비기간을 거친 뒤 내년 1분기부터 시범 운영한 뒤 RAAS 반영 여부를 검토한다.
지배구조 모범관행은 사외이사 지원, 경영승계, 이사회 구성·평가, 지배구조 평가·공시, 보험계리조직 지원 부문으로 구성한다. 사외이사 지원조직을 설치하고 지원조직 업무총괄자에 대한 이사회 보고 권한을 부여한다. 최고경영자(CEO) 선임 전 단계에 걸친 승계계획을 마련토록 하고 이사회는 승계계획의 적정성을 점검하고 보완한다. 이사회 역량 구성표를 마련해 사외이사 임기 등에 관한 관리 기준을 마련토록 한다. 이사회 및 개별이사 평가를 연 1회 이상 실시하고 선임계리사에게 주요 이슈 보고 수령권을 부여토록 한다.
금융위는 보험권 표준내부통제기준도 마련한고 했다. 은행, 금융투자, 여신전문업과 달리 보험업권은 표준내부통제기준이 없다고 지적했다.
표준 기준에는 지배구조법상 내부통제기준에 반드시 포함해야 하는 회사 업무분장, 업무수행 시 임직원 준수절차 등의 사항을 모두 기재토록 한다. 항목별로 구체화된 관리기준 마련 의무를 지운다. 상품개발, 보험모집, 계약심사 등 전반에 걸쳐 지켜야 할 기본원칙을 규정할 예정이다. 여기서 기본원칙은 업무의 분장 및 조직구조, 업무 수행시 임직원 준수 절차, 내부통제 관련 이사회, 임원 및 준법감시인이 수행해야 하는 역할 등을 포함한다.
김소영 금융위 부위원장은 "보험 산업은 다른 금융업보다 훨씬 긴 시계를 가진 만큼 (보험사들은) 회사 보수 및 성과체계 등을 (회사의) 장기적 이익에 부합하도록 운영해야 한다"며 "국제 정합성에 맞게 회사 성과 체계와 지배구조 개선을 추진해달라"고 당부했다.
문채석 기자 chaes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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