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wC, ‘글로벌 CEO 서베이’ 발표
109개국 최고경영자 4701명 설문
한국 CEO “최대 위협, 거시경제 변동성과 지정학 리스크”
한국 최고경영자(CEO)의 49%가 올해 세계경제의 성장을 전망했다. 지난해 (25%)보다 높아진 것이다. 한국 경제가 성장할 거라는 기대감(38%)도 지난해(25%)보다 올랐다. 전 세계 CEO의 58%도 올해 세계경제를 낙관적으로 바라봤다.
21일 삼일PwC는 이 같은 분석을 담은 ‘제28차 연례 글로벌 CEO 설문조사(글로벌 CEO 서베이)’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는 PwC글로벌이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 개막과 함께 발표한 글로벌 CEO 서베이를 토대로 만들어졌다. 보고서에는 지난해 10~11월 109개국 4701명의 CEO를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가 담겼다. 올해 주제는 ‘미래의 최전선에서 이루는 혁신’으며, 인공지능(AI)과 기후 변화를 다뤘다.
보고서에 따르면 앞으로 1년간 세계 경제 전망에 대해 글로벌 CEO의 5명 중 3명(58%)이 성장할 것이라고 답했다. 올해 최대 위협을 묻는 질문엔 거시경제 변동성(29%), 인플레이션(27%) 등을 가장 많이 꼽았다. 지역별로 보면 중동(41%), 중앙 및 동유럽(34%)은 지정학적 분쟁을, 서유럽은 거시경제 변동성(29%)을 최대 리스크로 꼽았다. 한국은 응답자 40%가 거시경제 변동성과 지정학적 갈등을 최대 위협이라고 했다. 보고서는 “한국 경제의 높은 대외 의존도로 인해 지정학적 갈등에 대한 민감도(40%)가 전 세계 평균(22%)보다 높았다”고 짚었다.
반면 올해 세계경제가 둔화될 것이라고 답한 비율은 한국 CEO(40%)가 글로벌 CEO(2%)보다 높았다. 거시경제 변동성과 지정학적 리스크 등 대내외 위협 요소를 한국 경영자가 더 민감하게 받아들인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혁신의 가속화를 위해 지난 5년간 신사업에 진출했다고 응답한 비율은 한국 CEO가 글로벌(38%)보다 높은 57%를 기록했다. 경영자 예상 재임기간에 대해 “모르겠다”고 한 비율은 한국(36%)이 글로벌 평균(7%)보다 높았다. 보고서는 관련 불확실성 때문에 혁신 동력이 약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올해 보고서는 최근 몇 년간 기업에 속속 도입된 생성형 AI의 초기 성과를 다뤘다. 글로벌 CEO의 56%는 생성형 AI를 통해 직원의 업무 효율성이 높아졌다고 응답했다. 약 3분의 1은 매출(32%)과 수익성(34%)가 향상됐다고 했다. 약 절반의 응답자(49%)가 수익 증가를 예상했다. 반면 한국의 CEO는 불과 6%만 생성형 AI 도입을 통해 실제 수익성이 개선됐다고 답하며 지난해 기대치(42%)에 크게 못 미쳤다. 올 한 해 수익성에 대한 기대도 전년보다 떨어진 37%로 나타났다.
글로벌 CEO 가운데 42%는 향후 1년간 직원 수를 5% 이상 늘릴 것으로 예상했으며, 이는 직원 수를 줄일 것이라고 예상한 비율(17%)의 두 배가 넘었다. 보고서는 “생성형 AI로 인해 고용 기회가 광범위하게 감소했다고 볼 수 있는 근거는 없다”고 분석했다. 기후투자 관련해선 글로벌 CEO의 33%, 한국 CEO의 18%가 지난 5년간 친환경 투자를 통해 매출이 증가했다고 답했다. 또한 친환경 투자의 주요 걸림돌로는 글로벌 CEO가 규제 변화를, 한국 CEO가 자금 조달의 어려움을 꼽았다.
윤훈수 삼일PwC 대표는 “지난해 말 어지러운 국내 정세로 한국 경제가 녹록치 않은 상황을 맞이했지만, 한국 CEO의 절반 이상이 새로운 사업에 진출하며 혁신을 진행 중인 사실은 눈여겨볼 부분”이라며 “전 세계 CEO의 생각을 담은 보고서가 변화의 방향을 설정하고 혁신의 토대를 세우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보고서의 상세한 내용은 삼일PwC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김대현 기자 kd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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