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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을읽다]CES 만찬장, 한국인은 어디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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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을읽다]CES 만찬장, 한국인은 어디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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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전자·IT 전시회 CES 2025에서 만난 스웨덴 재계 관계자는 기자에게 이렇게 물었다. "한국은 어떻게 그렇게 많은 기업이 유레카 전시관에 부스를 차리는가?" 스웨덴인의 눈에는 유레카 전시관 거의 절반을 차지한 한국관과 한국기업의 위세에 놀란 듯했다. 그는 그러면서 다음 CES 2025에서는 스웨덴도 독립 국가관을 만들고 싶지만 쉽지 않다고 했다.


CES 2025 유레카 전시관에는 주로 스타트업들이 모여든다. 한국 외에도 프랑스, 이탈리아, 일본, 대만 등이 자신들만의 국가관을 만들어 관객들의 이목을 끌겠다고 노력을 기울였다. 프랑스가 한국에 맞서기 위해 노력했다고 하지만 한국관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다. 한국 기업들은 압도적인 물량 공세로 CES 2025 유레카 전시관을 점령했다.


한국의 위상은 라스베이거스 공항에서도 쉽게 알 수 있다. 공항 직원은 기자에게 "지난해에는 중국인이 많았는데 올해에는 대부분의 승객이 한국인"이라고 했다. 라스베이거스 거리에서도, 전시장에서도 중국어는 예상보다 많이 들리지 않았다. 마치 영어에 이어 한국어가 CES 2025 제2의 공용언어인 것 같았다.


기자에게 ‘스타트업의 CES 2025 참여를 위해 한국 정부가 적극 지원하느냐’고 물었던 스웨덴 관계자가 또 다른 질문을 했다. "한국 정부에서는 누가 CES 2025에 참석했는가?" 그는 스웨덴에서는 에바 부시 부총리 겸 에너지·상무산업 장관이 참석했다고 했다. 부시 부총리는 CES 2025 행사에 참석해 발언하는 등 활발하게 활동했다고 했다.


조금 전까지 기업들의 참여에 느꼈던 자신감이 사라졌다. 그에게 말해줄 만한 고위인사가 떠오르지 않았다. 유상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이번 CES 2025 참석을 고민하다 결국 취소했다는 기억이 되살아났다. CES 2025 개막 한달여 전에 발생한 비상계엄 사태로 장관들의 CES 2025 참석이 줄줄이 취소됐다고 말하기에는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았다.


장관들만의 문제도 아니다. 스웨덴 관계자를 만난 ‘테크리더와의 대화’라는 주제의 만찬장에서 한국인은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CES 2025를 개최하는 미 소비자기술협회(CTA)가 주최한 만찬 자리인데 전시회의 핵심 주축 국가인 한국 참석자들은 보이지 않았다. 명함을 주고받고 서로의 비즈니스에 대해 논하고, 저녁 식사를 하면서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문화를 우리 스스로가 외면한 것은 아닐까.


정부 부처와 지자체들은 CES 2025에 맞춰 얼마나 많은 기업이 참여했고 혁신상을 받았는지를 강조한다. 하지만 우리보다 규모는 적지만 알차게 전시를 꾸린 프랑스, 일본, 대만관에 상대적으로 많은 관객이 몰린 것은 부정할 수 없었다. 거울에 건강 정보를 보여주는 대만 기업 앞에는 많은 체험 차례를 기다리며 줄을 선 이들이 있었지만, 한국 스타트업과 연구소들이 만든 부스에서는 그런 모습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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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CES 2025는 단순히 전자산업에 연연하지 않는다. 인공지능(AI)에 이어 양자(Quantum)까지 행사의 중심으로 키워냈다. 그 과정에서 CES 2025는 국가 간 첨단 과학기술 경쟁의 최일선으로 부상했다. CES 2025 참석은 국가적인 저력을 과시할 기회이기도 하지만 달라져야 할 부분도 분명하다. 참가만으로는 부족하다. 참가 기업과 관계자들이 적극 교류를 통해 정보를 확인하고 미래에 대한 인사이트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지 않을까. 그래야 CES 2025 주최 측도 한국을 중국을 대신해 전시장을 채우는 대상이 아닌, 진정한 파트너로 인정할 것이다.




백종민 기자 cinqang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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