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마크, 1%만 주 50시간 이상 근무
워라밸 보장·민주적인 직장 문화로 만족도 높아
덴마크에서 주당 50시간 넘게 일하는 인구가 전체의 1% 수준인 것으로 드러났다.
15일(현지시간) 영국 BBC 방송은 최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통계에서 덴마크인 중 주당 50시간 이상 일하는 비율은 전체 인구의 단 1.1%에 불과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전 세계 평균인 10.2%에 크게 못 미치는 수치로, 미국(10.4%), 영국(10.8%) 등 다른 선진국에 비해서도 매우 낮은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처럼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이 보장됐기 때문에 덴마크 직장인들이 근무시간에 느끼는 만족도도 높은 편이라고 밝혔다.
덴마크의 싱크탱크 '행복 연구소' 소장 메이크 비킹은 BBC에 "실제로 덴마크인들은 직장에서 행복해한다"라며 "덴마크인의 거의 60%가 복권에 당첨되거나 재정적으로 독립하더라도 계속 일을 할 것이라고 한다"고 전했다.
비킹 소장이 꼽은 높은 덴마크 직장인들의 높은 근무 만족도의 주요 원인 중 하나는 상사가 직원들을 신뢰하는 민주적인 직장 문화다. 그는 코펜하겐에 있는 놀이공원 티볼리 공원 직원들 사이에 통용되는 '3m 규칙'을 대표적인 사례로 꼽았다. 이 규칙은 직원들의 책임감과 자율성을 보장하는 것을 바탕으로 삼으며, 모든 직원이 근방 3m 안에서 벌어지는 모든 일에 최고경영자(CEO)가 된다는 것이다.
코펜하겐의 테크 기업에서 일하는 가브리엘 호세스도 마찬가지로 덴마크 직장 문화의 신뢰를 거듭 강조했다. 그는 "아무도 당신을 세세하게 관리하거나 어깨 너머로 감시하려고 하지 않는다"라면서 "상사들은 당신이 프로젝트를 완수했는지에만 관심을 가질 뿐 하루에 8시간 일했는지 9시간 일했는지는 확인하러 오지 않는다"고 말했다.
대표적인 복지 국가인 덴마크의 탁월한 사회 복지 시스템 역시 높은 근로 만족도의 또 다른 원인이다. 덴마크는 부모가 된 근로자들에게 6개월 동안 유급 출산·육아 휴가를 제공한다. 또 구조조정 등으로 직장을 잃은 경우엔 정부 보조금을 받게 된다.
한편 지난해 2월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는 2022년 기준 주당 50시간 이상 일한 국내 노동자는 253만명이라고 밝혔다. 이는 전체 노동자의 12.0%에 해당하며, OECD 평균 10.2%보다 1.8%포인트 높은 수치다. 주당 60시간 이상 일한 노동자는 67만명으로 전체 노동자의 3.2%였는데, 이는 OECD 평균(3.8%)보다 낮은 수준이다.
김현정 기자 khj27@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