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지난해 4분기 잠정실적 공개
영업익 6.5조원대…시장 기대치 크게 하회
IT 수요 부진에 메모리 수익성 악화
모바일·가전도 경쟁 심화로 실적 감소
젠슨 황 CES 2025서 삼성 HBM 테스트 언급
"의심의 여지 없이 성공할 것"
삼성전자가 지난해 4분기 6조원대 영업이익을 내는 데 그쳤다. 지난해 10월 반성문까지 쓰며 심기일전 의지를 불태웠지만 7조원대까지 내려간 시장 눈높이보다도 1조원 넘게 밑도는 결과를 내놓은 것이다. 주력 제품인 범용 메모리의 수익성 악화와 고대역폭메모리(HBM) 양산 일정 지연 등이 실적 부진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삼성전자의 HBM 공급 가능성을 암시한 만큼 올해 실적은 반등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 75조원, 영업이익 6조5000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8일 공시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0.65%, 영업이익은 130.5% 증가했지만 직전 분기보다 각각 5.18%, 29.19% 줄며 역성장했다.
매출액과 영업이익 모두 시장 전망치를 밑돌았다. 증권가에선 매출액 77조4035억원, 영업이익 7조9705억원을 예상했다. 당초 증권 업계에선 영업이익 전망치를 10조원 안팎으로 제시하기도 했다. 이후 수정하면서 하향 조정을 거듭했는데 막상 결과는 더 못 미쳤다.
주력 사업인 반도체 부문 부진이 두드러진 것으로 보인다. 이날 삼성전자는 부문별 실적은 공개하지 않았지만 증권가에서는 반도체 사업을 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이 3조원 안팎의 영업이익을 낸 것으로 추정했다.
삼성전자는 설명자료를 통해 "IT향 제품 중심 업황 악화로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감소했다"며 "메모리 사업은 PC·모바일 중심으로 범용 제품 수요 약세 속에서 고용량 제품 판매 확대로 4분기 메모리 역대 최대 매출을 달성했지만 미래 기술 리더십 확보를 위한 연구개발(R&D) 비용 증가와 선단 공정 생산능력 확대를 위한 초기 램프업 비용 증가 영향으로 실적이 감소했다"고 했다. 비메모리 사업 역시 모바일 등 주요 응용처의 수요가 부진한 가운데 가동률 하락, R&D 비용 증가 영향으로 실적이 감소했다는 설명이다.
모바일 신제품 출시 효과 감소와 업체 간 경쟁 심화로 인한 모바일경험(MX) 사업부의 실적 악화도 반영됐다. 증권가에선 MX·네트워크사업부 2조원 안팎, 디스플레이 1조원 안팎, TV·가전 3000억원 안팎의 영업이익을 냈을 것으로 추정한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연간 매출 300조원, 영업이익 32조7300억원을 기록했다. 각각 전년 대비 15.9%, 398.2% 증가한 수치다. 연간 영업이익 또한 증권가 컨센서스(34조2607억원)를 밑돌았다.
다만 내년엔 엔비디아향 HBM 공급이 실현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에 납품하고 있지만 삼성전자는 현재 납품을 위한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황 CEO는 7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전자·IT 전시회 CES 2025에 참석해 "삼성의 HBM을 테스트 중"이라면서 "의심의 여지 없이 HBM에 성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예주 기자 dpwngks@asiae.co.kr
라스베이거스(미국)=백종민 기자 cinqang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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