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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한 번째 생일 맞은 김정은…'독자적 우상화' 박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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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대 흔적 지우면서 '독자적 입지' 다지기
'신년 충성선서'도 김정은 생일 맞춰 진행
주민 공식화 아직…생모 고용희 콤플렉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마흔한 번째 생일을 맞았다. 아직 선대 수령처럼 공식 기념일로 만들진 않았지만, 독자적 입지를 구축하기 위한 우상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어 주목된다.


8일 통일부에 따르면 이날은 김 위원장이 태어난 날로 알려졌다. 북한 당국이 김 위원장의 생일을 공식 발표하진 않았지만, 2014년 미국 농구선수 데니스 로드먼의 방북 당시 '원수님의 탄생일을 맞으며 조선에 왔다'고 언급한 북한 매체들의 보도를 통해 간접적으로 확인됐다.


마흔한 번째 생일 맞은 김정은…'독자적 우상화' 박차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노동당 중앙위위원회 제8기 제11차 전원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지난달 23~27일 진행된 회의에서 '최강경 대미 대응전략'을 천명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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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에선 김일성 주석의 생일(4월15일·태양절)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생일(2월16일·광명성절)을 각각 주요 명절로 챙긴다. 태양절은 민족 최대의 명절로 규정된다. 다만 소식통에 따르면 올해 발행된 북한의 2025년도 달력에서도 김정은 위원장의 생일은 따로 표기되지 않았다.


공식화는 아직이지만, 김 위원장이 지난해부터 노골적으로 '선대 흔적 지우기'에 나선 만큼 그의 생일에 대한 주목도가 높다. 독자적 우상화의 수준을 가늠해볼 수 있는 지표가 된 셈이다. 일례로 그는 집권 이래 매년 새해 첫날 선대의 시신이 안치된 것으로 알려진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했지만, 지난해부터 불참하고 있다. 통일부에 따르면 마찬가지로 매년 새해 첫날 주민들을 모아놓고 진행하던 '충성선서'도 지난해엔 김 위원장 생일에 맞춰 이뤄진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김일성 주석이 태어난 1912년을 원년으로 하는 '주체연호' 표기를 삭제하기 시작했다. 이는 정상 국가를 지향해온 김정은 시대의 특징이란 분석이 나온다. 지난해 10월부터 주민들이 보는 노동신문에서 주체연호를 지웠고 최근 새로 발행하는 우표와 엽서에서도 표기를 삭제했다.


이 밖에도 북한은 김일성·김정일 쌍상 휘장(배지) 대신 김정은 위원장의 초상이 단독으로 새겨진 휘장을 보급하기 시작했다. 당 중앙간부학교에 김 위원장의 초상을 선대 수령들과 나란히 배치하기도 했다. 어린 나이에 집권했지만, 이젠 선대와 동급으로 올라섰다는 것이다.


김 위원장의 생일을 주민에게 알리지 않는 이유를 두고 일각에선 생모 고용희에 대한 '콤플렉스'가 반영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김정일과 공식적으로 결혼한 부인도 아닌 데다 북송 재일교포라는 출신 성분은 항일운동을 상징하는 '백두혈통' 우상화에 치명적이기 때문이다.



통일부 당국자는 "김정은 위원장은 집권 초기 선대에 의존하는 듯한 모습을 자주 보였지만, 이후 여러 가지 독자적으로 위상을 강화하는 일련의 흐름을 계속 진행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생일 공식화에 대해서는 "집권 이후 생일 공식화 관련 동향은 포착되지 않고 있다"고 했다.




장희준 기자 jun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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