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전문 매체, 대동강맥주집 인기 조명
성인 남성 기준 매달 5L까지 구매 가능해
맥주 표로 교환한 뒤 암시장 거래하기도
북한 평양의 한 맥주 전문점이 주민들에게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배급받은 맥주 표를 사고파는 암거래까지 성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6일 북한 전문 매체 데일리NK는 평양 소식통을 인용해 "최근 평양에서는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이 맥주를 마시기 위해 '대동강맥주집'으로 향하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며 "일부 주민들은 배급받은 맥주 카드를 맥주 표로 교환한 뒤 이를 암시장에서 5~6배 가격으로 거래한다"고 보도했다.
대동강맥주집은 평양 주민들에게 일종의 커뮤니티 공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고 한다. 이곳에 모여 맥주를 마시며 끈끈한 관계를 형성하는 것이 하나의 문화가 된 것이다. 한 소식통은 "대동강맥주집은 단순히 맥주를 판매하는 곳이 아닌 주민들이 사회적 유대감을 쌓는 커뮤니티로 발전했다"고 데일리NK에 말했다.
대동강맥주집을 이용하는 방법도 밝혀졌다. 맥줏집을 이용하려면 반드시 맥주 카드가 필요한데, 평양에 거주하는 성인 남성의 경우 매달 맥주 5L까지 살 수 있는 카드를 인민반을 통해 받는다고 한다. 다만 군 복무 중이거나 해외 파견 중일 때는 배급 대상에서 제외된다. 주민들은 해당 카드를 들고 맥줏집으로 가서 1L당 북한 돈 500원을 주고 맥주 표로 교환한 뒤 맥주를 마시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곳이 평양 주민들의 사랑을 받는 이유는 비교적 저렴한 가격 때문이다. 소식통들은 "다른 곳에서 파는 맥주들은 너무 비싸 사 먹을 엄두조차 내지 못하지만, 대동강맥주는 일반 사람들도 사 먹을 수 있을 정도로 저렴해 인기가 많다"고 입을 모았다.
그러나 월 할당량인 맥주 5L를 모두 채워 마시는 주민은 극히 드물다고 한다. 한 소식통은 "평양에서 대동강맥주를 마시는 것은 평양 주민들이 누리는 특권 중 하나지만, 경제적 제약으로 맥주를 즐기지 못하는 이들도 상당하다"고 설명했다.
수요가 많은 만큼 일부 주민들은 교환된 맥주 표를 통해 암시장에서 맥주 1L당 북한 돈 2500~3000원에 판매해 생활비에 보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소식통은 "맥주 표 거래는 이미 오래된 일"이라며 "사람들은 대체로 그게 뭐가 잘못된 일이냐며 큰 문제로 여기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렇게 거래하다 걸리면 처벌이 뒤따를 수 있기 때문에 이를 공개적으로 이야기하지는 않는다"고 덧붙였다.
김성욱 기자 abc12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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