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 반도체 ETF들 높은 수익률 기록
TIGER 반도체 TOP10레버리지, 전체 ETF 중 상승률 1위
미국발 반도체 훈풍과 CES 기대감 등으로 반도체주 순항
삼성전자 잠정실적 영향 주목
올들어 반도체주들의 강세에 힘입어 반도체 상장지수펀드(ETF)들이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 삼성전자 지난해 4분기 잠정실적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삼성전자의 지난해 4분기 잠정실적이 시장 전망치를 하회하면서 향후 반도체 ETF의 주가 흐름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TIGER 반도체TOP10레버리지는 올들어 전일까지 20.80% 상승하며 전체 ETF 중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KODEX 반도체레버리지가 20.44% 오르며 뒤를 이었고 HANARO 반도체핵심공정주도주 13.18%, UNICORN SK하이닉스밸류체인액티브 13.03% 등 전체 수익률 1~4위를 반도체 ETF가 차지했다. 이밖에 ACE AI반도체포커스 11.95%, SOL AI반도체소부장 11.28%, KODEX AI반도체핵심장비 11.16%, TIGER AI반도체핵심공정 10.98% 등이 두 자릿수 수익률을 기록했다.
세계 최대 전자·IT 전시회 CES 2025 기대감과 미국 공급관리협회(ISM) 제조업 지수 호조, 그간 하락에 따른 저가 매수세 유입 등으로 연초 이후 반도체주들이 강세를 보였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7~10일 개최되는 CES 2025에서 인공지능(AI) 기대감이 부각되면서 SK하이닉스 등 AI와 관련된 국내 반도체 업종의 주가가 크게 상승했으며 또한 한국 수출과 상관관계가 높은 미국 제조업 지수가 반등하자 외국인 투자자 매수세가 유입되며 주가가 강세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조준기 SK증권 연구원은 "미국 ISM 제조업 지수가 두 달 연속 시장 예상치를 큰 폭으로 상회하면서 이에 가장 민감한 반도체 업종이 초강세를 보였다"고 말했다.
연초 분위기가 좋은 상황이지만 이날 나온 삼성전자 지난해 4분기 잠정실적은 우려 요인이다. 연초 이후 증권사들은 삼성전자의 4분기 실적이 기대에 못미칠 것으로 보고 목표주가를 줄줄이 낮추고 있다. 신한투자증권은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기존 9만원에서 7만7000원으로 낮췄고 교보증권은 9만원에서 7만5000원으로, SK증권은 8만6000원에서 7만7000원으로, 하나증권은 9만5000원에서 8만4000원으로 각각 하향 조정했다. 김형태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4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을 각각 76조1000억원, 7조5000억원으로 각각 6%, 21% 하향 조정한다"면서 "부진한 실적 영향으로 잠정실적 발표 전후 단기 변동성이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발표된 삼성전자의 4분기 매출액은 75조원, 영업이익 6조5000억원으로 신한투자증권이 하향 조정한 수치에도 못미쳤다.
이동주 SK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전반의 실적과 주가 센티먼트는 삼성전자와 동조화되는 경향이 크다"면서 "삼성전자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11월 9조원대에서 최근 일주일 기준으로는 7조원 중반까지 낮아졌고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8조원 중반에서 7조원 초반까지 낮아졌다"고 분석했다.
송화정 기자 pancak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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