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미경제학회 연례총회
김규일 미시간대 교수 인터뷰
美 경제 올해 2%대 견조한 성장 전망
트럼프 자국 위주 무역·산업 정책에
달러·美 증시로 투자 몰릴 것
환율 1500원 돌파, 1400원대 고착화 예상
"미국 경제가 올해 2% 초반 성장률을 달성하며 달러화와 주식시장 강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원·달러 환율이 1500원을 뚫고, 이제는 1400원대가 '안정상태(steady state)'가 될 가능성이 있다."
지난 3~5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2025년 전미경제학회(AEA) 연례총회'에서 만난 김규일 미시간대 경제학과 교수는 아시아경제와의 인터뷰에서 "미국 경제 성장률은 올해 다소 둔화하지만 여전히 견조한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김 교수는 비교적 양호한 소비, 투자가 미 경제를 이끌며 강달러 흐름이 올해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앞서 미 연방준비제도(Fed)는 2024년과 2025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예상치를 각각 2.5%, 2.1%로 제시했다. 1%대 후반으로 추정되는 잠재성장률을 웃도는 수치다. 오는 20일 취임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의 자국 위주 무역·산업정책도 달러 상승 요인으로 지목됐다.
그는 "트럼프 당선인이 전 세계 모든 수입품에 대한 보편관세 10% 부과 시 미국의 평균 관세율은 현재 3% 수준에서 17%로 오른다"며 "관세 인상으로 물가가 오를 경우 달러 가치는 더 뛸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 경제가 관세 인상으로 어려워지더라도 다른 나라들의 타격이 더 커 "결국 안전자산인 달러와 미국 주식시장으로 투자 수요가 몰릴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다만 트럼프 1기 행정부가 출범 11개월 후 관세를 올렸다는 점에서, 실제 관세 인상의 영향은 내년부터 나타나기 시작할 것으로 봤다.
김 교수는 "달러는 트럼프 당선인의 자국 중심 무역·산업정책 등과 맞물리며 몇 년간 강세를 나타낼 것"이라며 "원·달러 환율은 1500원까지 뛸 수 있고 이제는 1400원대가 안정상태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트럼프 당선인의 법인세 인하, 규제 완화 등 기업 친화적 정책 역시 증시 상승을 견인할 것으로 예상됐다.
그는 "올해도 미국 주식시장이 채권시장보다 좋을 것"이라며 "지난 2년간의 연 20%대 수익률은 아니더라도 미 증시는 올해 역시 강세를 이어갈 전망"이라고 말했다. 미국 대표 주가지수인 S&P500지수는 2023년 24.2%, 2024년 23.3%의 연간 수익률을 달성했다.
트럼프 당선인의 불법이민자 추방 정책에 대해서는 "이민 제한으로 미국 내 소비가 일부 감소하면 물가 상승률도 완화되는 측면이 있다"며 인건비 상승 및 인플레이션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봤다.
현재 미국 노동시장은 긍정적인 지표에도 불구하고 질적 수준은 낮다고 진단했다. 김 교수는 "최근 고용 증가는 우버·리프트 같은 차량 공유 서비스와 배달 등 소득이 높지 않은 직군 중심으로 이뤄졌고, 고숙련·고임금 종사자가 많은 IT 기업은 오히려 고용을 줄였다"며 "노동시장 상황은 질적으로 그다지 양호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미국의 올해 기준금리 전망과 관련해서는 Fed가 0.25%포인트씩 1~2회 인하할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물가가 뛰더라도 금리가 현재 4.25~4.5% 수준을 넘어설 가능성은 낮다고 봤다. 그는 "Fed는 결국 트럼프 당선인이 원하는 방향으로 움직일 것"이라며 "트럼프 2기가 통화 완화적인 압력을 가하면서 물가가 상승하더라도 금리를 현 수준보다 올리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교수는 한국의 비상계엄·탄핵 사태의 경제적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한국 경제 발전의 원동력은 민간이고 현재 펀더멘털에도 큰 문제가 없어 크게 우려할 상황은 아니다"며 "헌법재판소의 탄핵 판결이 나오면 정치·경제적 불확실성이 해소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샌프란시스코(미국)=권해영 특파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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