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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과 경영]동북아 '해저케이블' 전쟁의 서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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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화물선, 해저케이블 절단 의혹
'회색지대 전략'에 노출된 韓 케이블

[전쟁과 경영]동북아 '해저케이블' 전쟁의 서막 3일 대만 북부 지룽항 외해에서 해저케이블을 손상시킨 혐의를 받고 있는 중국 화물선 순싱39호(Shunxing39)를 대만 해안경비대 함선이 추격하는 모습. 대만 해안경비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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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정부가 자국 해안에서 해저케이블을 절단한 의혹이 제기된 중국 화물선에 대해 한국에 수사 공조를 요청했다. 한국과 대만의 수사 공조가 시작될 경우, 그동안 유럽 발트해 지역을 중심으로 진행되던 해저케이블 분쟁이 동북아시아에서도 본격화될 전망이다.


대만 해안경비대는 중국 화물선 순싱39호가 지난 3일 대만 북부 지룽항 외해에서 고의로 닻을 늘어뜨려 대만과 미국 서해안 지역을 연결하는 해저통신케이블을 절단했다고 보고 있다. 이 케이블은 미국 AT&T와 일본 NTT, 한국 KT, 중국 차이나텔레콤, 차이나유니콤 등이 참여한 국제 컨소시엄 소유의 '태평양횡단케이블(TPE)' 중 일부 구간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만당국과 국제사회에서는 중국당국이 민간 화물선을 이용해 케이블 파괴공작을 벌인 것이란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중순 스웨덴과 리투아니아를 연결하는 발트해에서도 중국 화물선인 이펑3호가 고의로 발트해상의 해저케이블 2곳을 절단한 사건이 발생한 바 있기 때문에 중국이 대만해협에서도 같은 방식의 파괴공작을 벌였다는 것이다.


이러한 파괴공작은 중국이 대만해협 일대와 남중국해 일대에서 오랫동안 진행해왔던 '회색지대전략(gray zone strategy)'의 일환으로 여겨지기도 한다. 회색지대전략은 정규 해군을 동원한 군사행위, 파괴공작이 아닌 민간 화물선이나 어선 등을 이용한 우회적인 군사작전을 뜻한다. 중국은 주로 연안지역 어민 75만명을 해상민병대로 조직해 3~6개월마다 각종 군사훈련을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특히 중국과 대만간 군사적 긴장감이 팽배해진 상황에서 중국이 노골적으로 대만의 해저케이블 공격에 나선 것은 대만 봉쇄작전을 위한 일종의 사전 테스트였을 것이란 관측까지 나온다. 대만은 전체 인터넷 데이터 및 음성트래픽의 95%를 14개의 해저케이블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유사시 해저케이블이 모두 절단되면 글자그대로 고립무원의 섬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대만 뿐만 아니라 한국 역시 해저케이블 공격에 매우 취약한 상황이다. 한국의 주요 해저케이블은 11개로 이중 대다수가 중국, 일본, 대만으로 연결돼있다. 위성인터넷통신망 사용이 1%도 채 안되는 한국에서 해저케이블이 절단되면 그야말로 대혼란이 벌어질 수 있다. 한국은 직통으로 유럽이나 미국과 연결된 케이블이 없고, 한국 안보에 필수적인 한미동맹의 연결선도 결국 일본을 경유하는 해저케이블에 달려있다.


이는 동북아시아에서 해저케이블 분쟁이 시작되면 한국이 가장 큰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의미다. 북한으로 인해 대륙과 연결되는 육로가 막혀있고 3면이 바다인 상황에서 해저케이블의 중요성은 한국이나 대만이나 매한가지다. 더구나 중국과 마주한 대만해협 일대를 방어해야하는 대만보다 우리가 방어해야할 바다는 훨씬 넓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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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당장이라도 해군력 강화와 함께 대만은 물론 미국, 일본, 동남아시아 각국과의 공조 강화가 어느 때보다 중요한 상황이지만 이런 중차대한 시점에서 한국은 사실상 무정부상태에 빠져있다. 우리 앞바다에서 얼마든지 벌어질 수 있는 중국의 회색지대전략을 막기 위해서라도 하루빨리 정정불안이 해결돼야 한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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