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주 이해관계 부합 강조…"MBK·영풍은 불가"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오는 23일 열리는 임시 주주총회를 앞두고 주주들에게 세 번째 서한을 발송했다. 그는 이번 서한에서 회사의 미래 비전과 현 경영진의 성과를 강조하면서 주주 가치 극대화를 위한 경영진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1일 고려아연에 따르면 최 회장은 전날 보낸 주주 서한에서 "검증된 실적과 주주 이해관계에 부합하는 경영진이 누구인지를 결정짓는 중요한 자리"라고 주주 지지를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려아연 미래 성장 계획 공개..."MBK·영풍은 비전·전문성 없어"
앞서 최 회장은 고려아연의 미래 성장에 대한 구체적인 비전과 계획을 공개했다.
최 회장은 "현 경영진들은 지속적으로 탁월한 재무 및 운영 성과를 달성해왔다"며 “이는 '트로이카 드라이브'라는 중장기 성장전략을 통해 주주가치를 제고하겠다는 노력을 반영한다"고 설명했다.
최 회장은 MBK·영풍 측이 적대적 인수합병(M&A)을 시도한 3개월 동안 고려아연에 대한 어떠한 비전이나 사업 계획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는 “MBK와 영풍은 오직 고려아연 현 경영진에 대한 근거 없는 비방과 허위사실 유포를 통해서 적대적 M&A를 성공시키려는 데만 혈안이 돼 있다"며 "이들 간의 파트너십은 기업지배구조와 경영 전문성 측면에서 많은 의문점이 제기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주주 이해관계 누구와 일치하는지 중요"
최 회장은 주주 이익의 중요성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 최 회장은 "현 경영진의 경영 활동과 목표는 전적으로 주주가치 극대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고, 주주 및 이해관계자들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하고 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MBK와 영풍이 고려아연의 경영권을 가지게 됐을 때, 자신들의 이익보다 고려아연 주주들의 이익을 우선시할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최 회장은 다음 달 말 시작되는 영풍의 58일 조업정지를 거론하며 "고려아연 입장에서는 시장 점유율을 더 높이고 아연 가격 상승을 통해 매출과 이익을 증가시킬 중요한 기회지만, 과연 영풍은 고려아연 주주들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이 기회를 이용할 수 있겠냐"고 되물었다.
이어 "영풍이라는 회사의 존속 자체가 위태로울 정도로 지속적이고 심각한 환경, 안전 문제를 야기하고 있는 것을 고려할 때, 영풍이라는 전략적 투자자가 고려아연과 같은 세계 최고의 초우량 비철제련회사를 어떻게 더 개선하고 발전시킬 수 있는지에 대해 의문을 가지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사회 독립성·다양성 강화' '주주권익 보호’…주주친화정책 승부수
최 회장은 이사회의 독립성을 강화하고 소액주주 보호 및 주주친화정책을 적극적으로 시행해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최 회장은 “고려아연의 현 경영진은, 기업의 지배구조는 지속적으로 개선돼야 한다고 굳게 믿고 있다”며 “이를 충실히 이행하기 위해 고려아연 이사회는 임시주주총회 안건으로 주주 친화적이며 주주 권익 보호에 중점을 둔 의안들을 상정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이번 임시 주주총회에서 ▲집중투표제 도입 ▲이사회 최대 인원 19명 제한 ▲사외이사 후보 7인 추가 선임의 건 ▲집행임원제도 ▲발행주식 10:1 액면분할 ▲소액주주 보호 ▲최고경영자(CEO)와 이사회 의장직 분리 ▲이사회 결의에 따른 배당 기준일 변경 ▲분기 배당 지급 전환 등의 안건이 추진된다.
최 회장은 “주주총회 안건들은 고려아연의 현 이사회와 경영진이 주주 여러분에게 변함없이 헌신하겠다는 확고한 약속”이라며 “고려아연의 현 이사회와 경영진은 앞서 말씀드린 안건을 실행함으로써 주주 여러분의 목소리를 더욱더 경청하고 주주 여러분의 권익이 한층 더 보장되고 확대되기를 소망한다”고 강조했다.
이성민 기자 minut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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