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놀라서 현실 부정하고 싶을 정도"
"영상, 사고 원인 밝히는 데 도움 되길"
한국은 물론 전 세계로 퍼져나간 무안국제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추락 사고 영상을 촬영한 식당 주인이 사고 당시 긴박했던 상황에 대해 전하며 안타까움을 표했다.
무안국제공항 인근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이근영씨(49)는 31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29일 여객기 참사에 대해 "그렇게 날 수가 없는데 유난히 이상했다"고 전했다.
이 씨의 식당은 공항 활주로에서 300~400m 떨어진 곳에 있다. 이곳에서 7년간 장사를 해왔다는 이 씨는 하루에도 수십번 이상 항공기가 뜨고 지는 모습을 봐왔다. 그러나 사고 당일 항공기는 유난히 낮은 고도로 날아왔다.
여객기는 식당 위를 지나 선회한 뒤, 일반적인 착륙 방향이 아닌 정반대(북→남)에서 착륙을 시도했다. 이를 이상하게 여긴 이 씨는 곧장 휴대전화를 가지고 옥상으로 올라가 비행기의 모습을 촬영했다.
여객기는 급속도로 고도로 낮춘 후 활주로 아스팔트에 닿는 순간 굉음이 들려왔다고 했다. 활주로와 충돌한 여객기는 그대로 10여초간 직진하다가, 급기야 활주로를 넘어 콘크리트 둔덕에 부딪히면서 폭발했다. 삽시간에 동체 앞부분이 산산이 조각나 부품이 공중으로 치솟았고, 거센 불길이 뿜어져 나왔다.
이 씨는 "너무 놀라서 현실을 부정하고 싶었을 정도"라며 "화염 때문에 열기가 얼굴에 닿을 정도였다"고 매체에 전했다. 당시 그가 촬영한 제보 영상은 국내 매체는 물론 전 세계에 보도되며 참사 당시 끔찍한 상황을 알렸다.
참사를 시작부터 끝까지 지켜본 그는 "빨리 잊힐 줄 알았는데 그렇지 않다"며 "가족 단위 여행객이 많다고 들었는데, 저도 딸이 있어서 참담한 심정을 알 것도 같다"고 토로했다.
이어 "차츰 마음이 안정되면 분향소를 찾아 추모할 계획"이라며 "부디 제보 영상이 사고 원인을 밝히는 데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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