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애도 기간 이후로 신년회 미뤄
직원 잃은 기아, 침통한 분위기
조기 게양·분향소 설치·외부행사 취소
기아 관련 직원 3명 희생자 명단 올라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희생자가 나온 현대차그룹에선 추모 물결이 이어지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정의선 회장이 참석하려던 신년회를 연기하고 현대차·기아 전 사업장에 조기를 내걸었다. 기아 노동조합도 애도에 동참하기 위해 신년 해맞이 행사를 취소하는 등 최대한 외부 활동을 자제하는 분위기다.
31일 현대차그룹은 내달 3일로 예정된 신년회 행사를 오는 6일로 연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당초 현대차그룹은 3일 경기도 고양시 현대모터스튜디오에서 신년회를 열 예정이었다. 신년회는 그룹의 새해 경영방침과 목표 등을 임직원들에게 공유하는 자리로 2019년 이후 매년 정의선 회장이 직접 참석해 발표해왔다.
하지만 올해는 여객기 참사 희생자에 기아 직원들이 포함되면서 현대차그룹도 최대한 몸을 낮추는 분위기다. 현대차그룹이 2017년 계열사별로 신년회를 개최한 적은 있으나 외부 변수로 인해 그룹 신년회를 연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국가에서 정한 애도 기간을 감안해 행사를 미루기로 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정부는 지난 29일부터 내년 1월 4일 24시까지 7일간을 국가애도기간으로 정한 바 있다.
특히 이번 참사의 희생자가 발생한 기아의 분위기는 더욱 무겁다. 애도를 위해 기아뿐만 아니라 현대차의 전 사업장에도 조기가 걸렸으며 사업장 곳곳에는 추모 플래카드가 설치됐다. 기아 광주공장 내에는 3곳의 분향소가 마련됐다. 기아는 유가족 현장 지원팀을 가동하고 모든 행정적인 지원을 다 할 예정이다.
기아 노동조합도 내년 1월 1일로 예정됐던 해맞이 행사를 취소했다. 기아 화성지부 노조 관계자는 "같은 기아차지부에 소속된 조합원으로서 깊은 슬픔을 느낀다"며 "위로의 시간을 가지기 위해 이번 행사를 부득이하게 취소했다"고 말했다.
이번 여객기 참사에는 기아 광주공장 직원 2명과 기아 타이거즈 홍보팀 직원 1명이 희생자 명단에 포함됐다. 이들 대부분이 가족 여행을 위해 항공기에 탑승하면서 가족이 모두 참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기아 타이거즈 홍보팀 직원의 아들(3세)은 이번 사고의 최연소 탑승자로 밝혀지면서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우수연 기자 yesim@asiae.co.kr
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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