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 파킹통장'은 옛말
SBI저축은행, 3개월 연속 금리인하
2달간 5차례 금리 내린 저축은행도
금리 인하기에 접어들면서 저축은행 파킹통장 금리도 줄줄이 내려가고 있다. 저축은행들이 공격적으로 사업을 확장하기 어려운 데다가, 필요한 영업자금은 지난 여름께 미리 확보한 까닭에 당분간 고금리 수신상품은 찾아보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웰컴저축은행은 내일(1일)부터 수시입출금통장인 ‘웰컴 주거래통장’의 기본금리(잔액 1억원 이하)를 연 1.7%에서 연 1.3%로 0.4%포인트 인하한다.
다만 우대금리를 일부 상향해 우대금리 조건을 모두 충족하면 이전과 같은 연 3.3% 금리를 받을 수 있다. ‘간편결제 또는 체크카드 10만원 이상’ 조건을 충족할 경우 기존에는 연 0.1%의 금리가 더해졌지만, 다음달 1일부터 연 0.5%의 금리가 우대되기 때문이다. 웰컴저축은행 관계자는 “전반적인 시장금리가 내려갈 것으로 보이는 상황에서 간편결제·체크카드 등 서비스를 활성화하기 위한 전략”이라고 전했다.
연말이 다가올수록 저축은행들은 파킹통장 수신금리를 급격히 내리는 모습이다. JT저축은행 ‘JT점프업Ⅱ저축예금’의 최고금리는 지난달 초만 해도 연 3.8%에 달했지만 지금은 0.7%포인트 떨어진 연 3.1%까지 내려왔다. 지난달 13일 연 3.7%로 하향 조정한 뒤 지난달 20일(연 3.6%), 지난달 26일(연 3.5%), 지난 11일(연 3.35%), 지난 24일(연 3.1%)까지 총 5차례에 걸쳐 금리를 내려서다.
SBI저축은행도 3개월 연속 파킹통장 금리를 떨어뜨리고 있다. 별도 조건 없이 1억원까지 최고금리를 적용받을 수 있는 ‘사이다입출금통장’ 금리는 지난 10월 중순 연 3.2%에서 연 3%로 내렸고 지난달 8일 연 2.7%로, 지난 6일 연 2.5%로 다시 조정됐다. 최근 3달간 0.7%포인트가 인하된 것이다.
금리인하 흐름에 맞춰 OK저축은행도 지난 13일 파킹통장인 ‘OK짠테크통장’ 금리를 일부 조정했다. 잔액 50만~1억원에 대한 금리는 연 3%에서 연 2.7%로 0.3%포인트 하락했다.
이같이 수신금리가 계속해서 떨어지는 것은 저축은행들이 자금을 끌어모아도 적극적인 영업을 펼치기 어려운 영향이다. 어려운 경제 환경 탓에 저축은행들이 내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과 자영업자·소상공인 대출에서 연체율이 치솟은 바 있다. 올해 3분기 말 기준 저축은행 업계 평균 연체율은 8.73%로 직전 분기보다 0.37%포인트 상승했다.
저축은행들이 지난 8~9일께 파킹통장 금리인상이나 고금리 ‘특판’ 상품 출시를 통해 수신고를 일찍이 채워둔 영향도 있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저축은행 수신잔액은 지난 8월 100조원 선을 회복한 뒤 3개월 연속 증가했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하한 후 금융권 수신금리가 내려가기 시작했고, 특히 저축은행들은 타행과 비교하며 금리를 조정하고 있다”며 “연말에 대규모 예금 만기가 예정돼 있는 만큼 3개월가량 전 고금리로 자금을 미리 확보해 두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전영주 기자 ang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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